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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태백에 홀리다. [255] 본문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T스토리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990년대 초에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고 생애 첫차를 구입하였습니다.
대우 자동차에서 생산한 당시에 유행하던 초소형 자동차입니다.
티코인데 수동에 에어컨도 없으며 모든 문도 유리창문도 수동으로 올리고 내렸습니다.
자가용이 있으니 가장 좋은 일은 산행이나 여행을 떠나는 일이지요.
최초 나홀로 자동차 여행은 경기 평택을 출발해서 성환을 지나고 엽돈재를 넘어 진천도 지나고 증평,괴산을 통과한후 문경을 돌아 봉화를 들러보고 태백을 향해 달리다 멈춰섰습니다.
구문소를 우연히 발견하고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요즘 처럼 스마트폰이 있었으면 바로 검색해서 궁금증을 풀었겠지만 당시로서는 혼자 의구심만 가득 품었지요.
당시에는 구문소 안내판이 설명하는 그림 한장 없었으니까요?
태백시내를 관통한후 38국도를 이용하여 다음날에 평택에 도착하는 1박 2일 여행이였습니다.
몇년후 산행 공부를 위해 산행 안내 책자와 전국의 산행 지도책등도 구입하여 공부하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산맥의 개념이 일본식이라는 알았고 산줄기가 물줄기를 가르는 경계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여기서 다시 구문소의 궁금증이 재발되었습니다.
그동안에 배웠던 모든것을 부정하는 증거라서요.
한반도의 모든 물줄기 즉 강물은 절대로 산을 넘지 못하며 산줄기 역시 강을 건너지 못합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일본의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小藤文次郞]가 발표한 조선의 산악론과 일본 지리학자 야스 쇼에이[失洋昌永] 가 재집필한 한국지리라는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도 날씨를 방송하는 아나운서나 웨더 걸들 그리고 일반 기자들 역시 그대로 방송을 하고있다.
태백산맥이니 노령,차령산맥이라고 정말 한심하다.
저러니 일본 사람들이 저런 방송을 들으면 한국은 절대로 일본을 따라 오지 못한다고 할것이다.
몇년후 궁금증을 해결하려 다시 구문소를 찾아갑니다.
안내 표지판은 세워져있는데 학술적 내용보다 관광홍보성 글만 보이네요.
위 아래로 몇번을 탐방해보고 어디 물을곳도 없고 걱정 거리만 안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인터넷 공부해서 궁금증이 풀렸답니다.,
구문소 옆에 작은 터널이 뚫려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일부러 만들었습니다.
그 터널의 암벽을 보면 수수께끼는 쉽게 풀립니다.
태백시와 구문소 사이에는 오랜 옛날에는 호수였습니다.
아마도 지각 변동으로 생긴 자연호수로 여겨지고요.
호수의 물들이 오랜 시간 석화암벽을 녹여서 구멍이 뚫리게 되고 물의 압력으로 구멍이 커지게 되며 호수는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것이지요.
낙동강의 발원지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이지요.
태백시청에는 황지를 발원지라고 설명해놓았는데 시정을 바랍니다.
돈벌이 목적인지 관광 홍보 목적인지 몰라도 이해가 안됩니다.
무지해서 그런것인지 교육부의 정책이 아직도 일본 지질학자들의 가르침을 따르는지 몰라서요.
물줄기의 시작점은 무조건 산의 중간부나 정상부에 가까을겁니다.
왜냐하면요.
물줄기의 시작점은 가장 높은 곳을 기준해야 맞기 때문입니다.
매봉산[천의봉]아래 너덜샘이 인공위성 사진으로 보아도 확실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황지는 중간에서 물이 솟아나는 연못이구요.
황지 안내판에는 낙동강물줄기의 시작이 아니라 함께 하는 장소이며 황부자의 못된 심성만 적어놓으시면 됩니다.
황지연못에서 매봉산 천의봉아래 너덜샘까지 직선 거리는 약 4,5km 이며 삼수령까지는 직선 거리 약 5,2km입니다.
조선 시대 고산자 김정호는 인공위성 사진 한장 없이 조선8도를 그려냈습니다.
사람의 두 발로 걷고 맨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전국토의 지도를 완성하였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보는 사진이 인공위성만 있는게 아니지요.
당신이 갖고 있는 소형 드론 1대만 띄워도 태백시 상공의 전체를 실시간 확인 가능한 세상입니다.
매봉산의 최고 높이는 해발 약1,303m이며 태백시는 해발 약 700m 정도입니다.
남한에서의 고원도시는 맞습니다.
태백시 서쪽 방면을 흐르는 대간은 태백산을 지나 화방재로 낮추었다가 다시 함백산으로 치솟은 다음 은대봉 바로 아래 두문동재를 지나 금대봉을 넘고 비단봉, 매봉산을 넘고 피재[삼수령] 로 낮추었다가 북으로 힘차게 올라갑니다.
삼수령은 세갈래 물길이지요.
한강과 낙동강 그리고 오십천을 형성하여 흐르게 됩니다.
물론 삼수령의 물줄기도 낙동강으로 가지만 너덜샘보다 해발 고도가 낮아 발원지라 하지 않습니다.
1980년대 말에 철암역 앞의 여관에서 1박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초 여름날인데 저녁 무렵에 철암역에서 하차하여 인근의 중식당에서 면 요리로 저녁을 먹으며 주인에게 잠자리를 물었더니 조금 내려가면 허름한 2층 건물의 여인숙 간판이 보일거라 알려주네요.
빈방이 남아서 2층 구석진 방을 안내해주네요.
경부선 철길 옆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밤새 기차가 달려도 꿀잠을 잤습니다.
날이 밝아 세수를 하고 여관을 나와 다시 철암역으로 걸어가는데 도로가 개울옆인데 맑은 물이 아니고 검정색의 물이 흐르네요.
정말로 검정물이 생전 처음보는 광경이였습니다.
철암역에서 강릉가는 기차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1996년 12월 31일 밤 10시 정각에 버스는 평택역을 출발합니다.
평택에서 강원도 태백산까지의 여정입니다.
버스 뒷바퀴위의 좌석인데 이곳이 바로 히터가 나오는 자리이더군요.
먼길에 밤이 깊어가니 해가 바뀌는 줄도 모르고 단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몇번 정차했는데 어디인지 모르고 화장실만 다녀오고 잠에 취했네요.
새벽 03시정도인데 버스가 정차를 합니다.
차창밖을 보니 와우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네요.
새벽 03시에 잠에서 깨어본것도 처음있는 일인데요.
그것도 아주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더군요.
태백산 장군봉 지나 천제단을 오르려면 이곳 유일사 방향과 석탄 박물관이 있는 당골 광장에서 출발합니다.
오늘에 일출 시각은 07시 30분이던가 정확한 기억이 안나네요.
유일사에서 출발해서 목적지인 천제단까지의 소요시간이 약 2시간 예상하고05시 지나면 출발한다고 차량 안에서 휴식하라더군요.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내렸는데 사용이 불가합니다.
등산객들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이 포화상태이고 차례를 기다릴려면 너무 오래걸리는데 강추위에 얼어 죽을 정도입니다.
05시 30분경에 출발했지만 올라갈수가 없습니다.
이미 정상 부근까지 사람이 밀려있다네요.
등산 초보의 눈에는 모든게 신기합니다.
이것은 인간 세상이 아니고 다른 행성 느낌이네요.
조금씩 밀리면서 옆 길의 눈속을 헤치며 고생 고생해서 장군봉에 도착합니다.
이미 몇 번 도전했던 경험많은 선배들은 오늘 일출모습은 어려우니 곧바로 하산한다고하는 불길한 소리만 들립니다.
드디어 천제단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동녘하늘은 칠흑 같이 어둡기만 합니다.
경험많은 사람들은 조금 넓은 비닐을 준비해서 열명 정도가 그안에 들어가고 가장 자리의 사람들이 그 비닐 끝을 잡거나 방석 처럼 깔고 앉아 바람을 피하네요.
정말 부럽네요.
이곳 천제단은 백두대간의 중추이며 한반도의 서쪽에서 동으로 부는 맞바람이 대단한 곳입니다.
군장병 수십명도 올랐는데 모두 모여서 애국가 제창만하고 그대로 하산합니다.
라디오를 소지한 사람이 잠시후 비또는 분이 내릴거랍니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없어서 라디오만 의존했었습니다.
08시 가까와지면서 산악회 총무가 문수봉을 돌아 하산하랍니다.
이미 일출시각이 지났는데 하늘에 먹구름이 많이 모여있네요.
문수봉을 돌아가는데 이미 빗방울이 시작됩니다.
이런 된장할 생애 첫 일출 산행인데 비가 뭐람 새해 첫날부터 중얼 중얼합니다.
당골광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장대비같이 쏟아집니다.
주차장은 좁고 버스는 너무 많으니 회원들이 버스를 찾지 못하나봅니다.
식당으로 아침 식사를 하러갔는데 자리도 없네요.
준비해간 간식 조금 먹고 산악회에서 국수인지 라면인지 조금 주어서 끼니는 해결했네요.
정오가 조금 지나서 버스는 출발했지만 좀 처럼 나가질 못합니다.
도로에는 이미 함박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밤 10시경에 중부고속도로 들어섰는데 일반 승용차는 움직이지 못하네요.
그래도 버스라서 어렵게 어렵게 평택역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01시 정도되었습니다.
집이 가까워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들은 차편이 없어 모두 여관을 찾아가네요.
태백산 첫 일출산행은 버림받았습니다.
2년후 다시 도전해서 아주 멋진 동해의 일출 모습을 보았네요.
그후로 10회이상 천제단을 다녀왔습니다.
유일사 입구에서, 백단사 입구에서, 당골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태백산의 아름다움을 즐겼습니다.
태백산을 수십번 찾아 올랐어도 머릿속에 남는것은 그저 앞사람 뒷통수뿐이 아니던가?
아님 새로 구입한 등산복 최신 패션 자랑하러 스틱이나 등산화 보여주려고 정상주에 반하고 하산주에 취해보려고요.
당골에서 백단사 갈림길 아래에 보면 호식총[虎食塚]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돌무더기이지만요.
이길을 지나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안내판이 있어도 무심하게 그냥 지나갑니다.
호식총이란?
호랑이 한테 물려가서 죽은이의 돌무덤입니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면 굵은 뼈만 몇 조각남아있답니다.
후에 사람들이 찾아내서 땅을 조금파고 묻은후 다시 건들지 못하게 돌을 주워서 탑모양으로 쌓은후 맨 꼭대기에는 작은 항아리를 올려놓는 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정말로 운없는 죽음이지요.
당골입구의 석탄 박물관 그리고 정상 능선부의 천년 주목나무들 천제단의 개천절행사등등...
문수봉의 살찐 고양이들은 아직도 그곳에 살고있나?
망경사의 풍경 소리와 용정[龍井]의 물맛을 아시는가?
산골짜기 마다 검은 황금이 바람에 날리던곳이 아닌가?
오늘도 많은 산객들이 다녀갔으리라.
진정한 대한인으로.
아름다운 등산인으로.
태백을 사랑하는 자연인으로 남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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