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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隱遁 居士로 [131] 본문

오늘의 이야기.

시골에서 隱遁 居士로 [131]

현덕1 2021. 11. 20. 21:53

시골에 무엇이 있으리오.

내가 좋아하는 풍경 그리고 시골냄새와 우리들 삶에 정취가 있다오.

급할 것도 없고 느리게 살 이유도 없으니 그냥 내가 편하면 그뿐.

앞산 산마루에 흰 구름은 언제나 나를 부르네요.

혼자 보기에 아깝지만 그대들에게 가져다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라오.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여사가 한국땅을 여행할 때였다.

감나무 맨 위 꼭대기 남겨진 감을 바라보며 통역에게 물었습니다.

저감은 너무 높아서 따기 힘들어서 남겨놓았나요?

저감은 새들의 먹이로 일부러 남겨놓은 까치밥이라 합니다.

 

마을 안 길을 걸어가는데 건너편에서 소달구지가 오는데.

소 주인이 지게를 지게 지고 빈 수레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물었습니다.

모두 수레에 싣고 저기에 타고 가면 편할 텐데 왜 걸어가나요.

저 농부 하고 소는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소가 힘들까 봐 일부러 저렇게 같이 나누어지고 걸어간답니다.

 

지금도 똑같진 않지만 아직도 비슷한 풍경이 남아있는 시골에 살고 있습니다.

시골 인심 시골 텃세 물론 좋게만 말할 수는 없지만요.

사람 사는 곳이 라면 어디에나 같은 모습이 아닐까요?

내가 어디에 머물든 어디에 살고 있는 그곳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라 할 겁니다.

시골이다 산골이다 촌이다 부정적으로만 생각지 마시고 긍정의 마인드를 가져주세요.

아직도 사람들의 따스한 정과 인심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이라 자부하고 싶습니다.

 

산골의 봄에는 눈이 호강한답니다.

돈 낭비하고 시간 버리고 스트레스받아가며 멀리 가서 하는 꽃구경과는 그 가치가 다를 겁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눈만 뜨면 보이는 아름다운 봄꽃들의 향연에 하루가 즐겁게 시작되지요.

들에는 봄나물들이 고개 들어 나를 부른답니다.

모두가 자연 그대로이며 봄나물의 향기에 손발이 바빠지게 됩니다.

 

20살 시절에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 1년 정도 지냈습니다.

아마도 1972년 경일 겁니다.

신촌 역전 시장 한 귀퉁이에서 젊은 날의 한 페이지를 살았습니다.

당시에 자전거가 제 생활 자체였습니다.

짐을 싣는 조금 크게 만든 이른바 짐빠 자전거였지요.

자전거를 타고 서울역까지 또는 망원동 지나 한강변까지 주로 신촌 로터리 주변과 아현동 고개 넘어 굴레방 다리 시장까지가 소위 말하는 저의 구역이였지요.

너무 고생을 해서 그런지 서울이 싫어졌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고 돈도 벌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였습니다.

희망이 없는 우리에게 내일이 없다는 영화 제목 비슷하게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제 체질상 도시 생활이 맞지 않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시골 아니 산골에 묻혀 은둔하는 삶이 너무 좋네요.

벼슬이 없어서 은사[隱士]라는 칭호는 사용할 수가 없어 아쉽습니다.

이장만 몇 년 했어도 그냥 써보려 했는데 용기가 없습니다.

참고로 이장 벼슬은 우리나라 5대 벼슬이며 다섯 번째 높은 직급입니다. [구장, 통장 포함]

 

모임이 없으니 어디서 오라 가라 하지 않으니 너무 좋네요.

필요 없는 지출도 없으니 일석이조일 겁니다.

사실 놀러 가거나 어디로 시간 보내려 갈 곳이 별로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요.

일단 작업복 스타일로 살아가니 몸단장할 일도 없고 정장이나 넥타이는 2년에 한두 번이 아님 거의 없네요.

동네 벼슬이 몇 개 되는데 저는 해당 사항이 없답니다.

동네 직책이란~ 이장, 반장, 새마을지도자. 노인회장, 노인회 총무, 대동계장, 대동계 총무가 있으며 부녀회장님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소위 마을 개발 위원이십니다.

왜냐고요?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원래 사람 사는 곳에는 견종[犬種] 인간이 항상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눈이 내리면 설원의 세상이 좋고 비가 내리면 흠뻑 젖어서 좋으며 바람 불면 흔들려서 더욱 좋은 시골 아니 산골이랍니다.

산벚꽃 지면 아지랑이 날아들고 며칠 후면 뻐꾸기 울음소리 정말로 얄밉게 울어대는지 아님 노래하는 것인지 헷갈려지려 할 때 이마에는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히고 정자나무 그늘 아래 불어오는 바람은 백만 불짜리일 것입니다.

찰옥식기 한 개 입에 물면 천하가 내 것이고 수박 한쪽 손에 들면 그것이 바로 시골 아니 산골 사는 은둔 거사의 큰 행복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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