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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를 안보는 사람.[123] 본문

오늘의 이야기.

일기예보를 안보는 사람.[123]

현덕1 2021. 10. 12. 20:52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블로그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느 신문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내일의 날씨가 그렇게 궁금한 사람을 이해 못하겠다.

저녁에 방송되는 날씨 프로그램에 아주 목을 매는 사람 왜 그러는지...

속 편한 사람이 하는 말은....

내일 저녁때가 되면 비가 왔는지 해가 떴는지 모두가 다 알 수 있을 텐데 뭐가 그리 궁금 혀..

 

내일 비 예보가 있다고 전전긍긍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이루고 끙끙 앓아본들 사람의 힘으로 무엇을 어찌할 것인가?

바람 불면 흔들리고 비가 오면 젖은 채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편한 일인데.

가뭄에는 비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장마에는 하늘은 원망하는 사람들의 단순한 마음인데.

그래서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실외 스포츠는 날씨하고 관계가 아주 민감하지요.

등산 역시 비가 내리면 아주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등산 날짜가 정해지면 날씨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지요.

저 역시 한동안 너무 긴장하고 민감해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침에 떠날 때 그렇게 비가 쏟아집니다.

검은 하늘에 아주 퍼붓듯이 비가 내립니다.

약속된 사람들 절반은 나오질 않네요.

당연하지요.

우중 산행이 뻔하니까요.

 

버스가 몇 시간을 달려 다른 지방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해가 쨍쨍 방긋 웃고 있습니다.

야 이런 일도 있구나 했지만 그 반대의 현상도 있습니다.

버스에 오를 때 그렇게 맑은 하늘이 산행지 도착하니 소낙비가 힘차게 쏟아지네요.

그 후로는 날씨를 바라보는 마음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전혀 개의치 않으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요...

 

몇 년 전에 예초작업 및 피해목 절단 작업이 예정되어있었습니다.

당일날 아침에 정말로 억수로 퍼붓네요.

모든 준비는 완료되어서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인데 가는 내내 엄청 내리네요.

정말로 앞이 안보 일정도로 쏟아집니다.

에이 그냥 허탕을 쳐도 좋으니 일단 도착해보자였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이게 웬일 일인가요?

비가 그치네요.

잠시 후에 해님이 방긋 웃어 줍니다.

아하 이런 것이구나 앞으로는 비가 내린다고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깊게 생각해둡니다.

 

구름 아래 사는 인생은 평생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겁니다.

1995년도 제주 한라산 정상을 등반했습니다.

백록담에 올라 내려 보니 온 천지가 구름바다였습니다.

아마도 손오공이 타고 다니던 근두운이 여기 다 모여있었습니다.

그러니 제 발아래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지요.

하산 시각은 17시 정도 기사님과 약속하였습니다.

16시 40분 정도에 하산 완료하였으나 기사님이 상당히 화가 나있더라고요.

이유를 들어보니 조금 황당하기도 합니다.

우리 일행을 내려주고 시간이 너무 많아서 [10시간 정도] 댁에 가서 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제주시내에는 그 시각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그러니 마음이 불안해진 기사님이 다시 성판악으로 올라오셨는데 그곳에도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답니다.

점심도 굶고 무려 7시간을 무작정 기다렸다네요. [당시에는 핸드폰이 아무도 없어서요]

그런데 우리들 복장을 보더니 의아해합니다.

어째서 옷이 하나도 젖지 않았느냐고요.

그러고 보니 1500 고지 아래에는 빗물이 흐르더라고요.

우리는 1950에 있었으니 알 수가 없었고요.

당시 백록담에는 햇살이 비추었으니까요?

구름 위에 세상과 구름 아래 세상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답니다.

 

현재는 일기예보가 너무 세밀해지고 동네 단위로 알려주네요.

인간의 심리에 맞게 날씨가 움직여준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 사람들은 원망과 비난이 난무합니다.

그냥 비우고 비가 내리면 젖은 채로 살아가면 만수무강에 아주 특효약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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