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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내 고향 경천의 맛 1(9). [112] 본문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을 그리며 고향의 향수에 젖어봅니다.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그렇습니다.
젊은 날은 삶의 뜨거운 열정 때문에 잊고 살았던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 이야기입니다.
이제 나이 들어가니 지난 시간이 그리워지며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산수 좋고 경치 좋고 인심 좋은 우리 동네 공주군 계룡면 경천리입니다.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의 먹거리를 찾아봅니다.
금강 하구둑이 막히기 전에 우리 동네는 재첩 조개와 참게가 많았습니다.
들말에서 상보안을 지나 노성천 갱변 어디서나 조그만 굴에 손을 넣으면 양손 집게에 작은 털이 달린 참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는 경천 장날 참게를 잡아서 5마리인가 10마리인가 집게발을 가지런히 묶어서 판매했었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간장 게장을 만들었다면 한 마리에 수십만 원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지금 잡히는 참게는 치어를 [새끼 참게] 키워서 인공적으로 방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꾸라지는 논두렁 아래 흐르는 도랑이나 수렁논을 파헤치면 잡을 수 있었습니다.
붕어는 거의 맨손으로 잡았고요.
그 시절에는 족대나 투망 구입이 어려웠거든요.
또는 그걸 굳이 구입할 필요도 없었고요.
맑은 물속에 피라미나 모래무지도 많았답니다.
갈갈이[갈겨니]를 기억하시나요,
무지갯빛을 가진 먹기보다 눈으로 감상하기 좋은 예쁜 물고기랍니다.
다슬기 또는 다슬기도 많았고요.
한솥 가득 삶아서 멍석에 앉아 바늘로 알맹이를 빼먹던 그 맛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사라진 민물 뱀장어도 잡았습니다.
논두렁에 구멍을 뚫어 피해를 주는 웅어[우리는 음지라고 불렀습니다]는 뱀장어 비슷하지만 먹지는 않았습니다.
토하라고 불리는 민물새우도 잡았고요.
논에 물을 가득 담아 놓으면 아기들 주먹만 한 우렁이가 가득했지요.
용머리 앞에서 들말로 이어지는 모든 물논에는 우렁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경지정리라는 이름으로 모두 메꾸거나 파헤쳐져서 모두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특히 금강 수계인 노성천은 바다로 나가 산란 후 돌아와야 하는 자연계의 식생을 국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망쳐버렸습니다.
수백 년 후의 후손들에게는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가을에 황금 들판에는 메뚜기를 잡아서 병에 담아서 가마솥에 곧바로 쏟아부으면 메뚜기볶음이 만들어지곤 하였습니다.
마름이라고 기억하시나요.
작은 연못이나 방죽에 자라는 식물인데 뿌리를 캐보면 세 개의 뿔테를 가진 장난감 모양인데 겉껍질을 벗기면 깎아놓은 밤 하고 비슷하며 맛도 밤맛이 나지요.
겨울철에는 양지바른 치국산에서 칡뿌리를 캡니다.
당시에는 칡도 귀했습니다.
캐는 즉시 따듯한 양지 녁이나 바위에 앉아서 시커먼 국물이 단맛이 난다면 이가 아프로 씹어먹곤 했지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삘기를 기억하시나요?
한 움큼 모으면 산소 앞의 평평한 상석에 펼쳐놓은 후 그 틈 사이에 들어간 숫자만큼 상대방의 삘기를 가져오는 내기도 하였지요.
그 친구 다들 어디에 있나?
개구리 뒷다리 구워서 나누어먹던 동무들 그 맛을 잊었는가?
상보안 과수원의 사과맛은 전국적으로 일품이었습니다.
사과의 품종이 홍옥 또는 국광으로 당시 최고의 맛이었지요.
경천 초교 19회 졸업생 몇 명은 과수원의 아픈 추억을 지금도 간직할 겁니다.
친구들아 그날 미안하다 나만 먼저 집에 가서....
장날이면 참외와 수박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았는데...
모두가 경천의 들판에서 생산된 아주 맛있는 과일이었습니다.
위에 적은 모든 먹거리는 경천리 1,2,3구에 나오는 추억의 맛을 적어보았습니다.
그 외에 별미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맛도 기억도 모두 사라져 가네요.
한여름 뙤약볕이 뜨거운 복날 즈음에는 고푸 샘에서 멱감고 참게나 물고기 잡아서 불에 구워 먹었지요.
아직 60대 초중반 이상의 경천 사람이라면 모두 기억하고 아는 맛일 겁니다.
이제는 억만금을 주어도 그 맛을 볼 수가 없겠지요.
세월이 아니 시간이 모든 걸 빼앗아 버렸거든요.
더위에 지쳐가는 이 시간 괴산의 어느 산골에 넋두리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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