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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담을 넘으면 [310] 본문

오늘의 이야기.

도둑이 담을 넘으면 [310]

현덕1 2024. 12. 5. 19:36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T 스토리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도둑이 남의 물건을 훔칠려면 그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대문을 열수가 없으니 담을 뛰어 넘는다.

이것을 월[越]담이라 부른다.

 

주인 혼자 거실에 있는데 험상 궂은 사람이 담밖에서 집안을 넘겨 보고서있다.

이때 주인이 혼잣말로 이렇게 말한다.

담[울타리]만 넘어 와봐라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리겠다.

이사람이 담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선다.

이때 주인이 한마디 하는데 ... 

집안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겠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방으로 들어가는게 아닌가.

무엇이든 훔쳐만 가봐라 아주 죽여버릴테다.

이사람이 물건 잔뜩 들고 담을 넘어 나가는데...

이렇게 말한다.

다음에 또 오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고요.

담을 경계로 도둑놈을 마주친 집주인의 혼잣말이였습니다.

 

조선시대 해학의 대가이신 정수동 선생 일화입니다.

하루종일 주막집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가려다 순라꾼에 잡히게 되었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골목길 끝 담장 벽에 두팔을 벌리고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

이때 순라꾼이 다가와 잡아 가려고 하자 정수동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 빨래여 낮아 널어 놓은 빨래인데 마르지 않아서 아직 걷지 않았다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순라꾼들은 빨래라 보고 그대로 지나갔다는 일화가 있다.

 

국민학교 시절에 우리 학교 울타리에 개구멍이 몇곳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게 아니라 학생들이 일부러 만든것이다.

등교 시간에 늦은 경우 이 구멍을 통해 빠르게 교실로 들어갈수 있었다.

또는 수업 시간 종료전에 집으로 도망가는 지름길이였으며 일부러 교문으로 가지 않으려고 이 구멍을 통해 다녔다.

최전방은 모르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부대는 울타리가 아주 엉성했다.

상황실 주변이나 탄약고등은 철조망이 튼튼하게 설치되었으나 저 멀리 px가 있는 콘셋트 막사부근이나 쓰레기장 근처는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영외 근무자나 다른 볼일이 있는 병사들이 자주 애용했다.

본인도 새벽 퇴근할려면 위병소 통과는 어림없어 이구멍을 통해 빠져 나갔다.

개구멍으로 나가도 월담 행위 였다.

 

며칠전에 여의도 모래성에 높은 양반들이 월담하는 모습이 생중계가 되었다.

tv뉴스에서도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방영되고 있다.

똑같은 불법 행위인데 한쪽은 범죄자가 되어 감옥으로 들어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영웅이 되어 칭찬을 받고 있으니 무엇이 다른지 나는 모르겠다.

나이 70이 다되었다는 모래성 대빵은 아주 영웅중에 영웅으로 역사에 남을것 같다.

물론 사정이 있으면 월담이 아니라 휴전선 철조망이라도 뚫고 넘어야 한다.

년봉 1억 칠천인데도 월담을...

가슴에 금뱃지가 있는데 월담을...

아참 비서관에 보좌관 까지 거기에 운전수는 뭐하고 주인이 담장이나 뛰어 넘게 만들고 이분들이 나라를 구하려고 넘었단다.

아주 훌륭한 일을 하신분들이다.

내가 넘었으면 tv뉴스에는 나왔겠지만...

아주 몹쓸놈으로 아니 아주 죽일놈으로 말이야.

이거 담장 만들때 내가 낸 세금이 얼마였더라... 

 

중국의 만리장성 이것 역시 하나의 담장일뿐이다.

너무 길어서 담장 같지 않지만 사람 넘어 오지 못하게 만든 걸작품이다.

하지만 만들때의 노고는 당시뿐 지금은 원래의 용도에는 안맞지만 관광 수입으로 돈을 벌고 있다.

2,000년대 초에 찾아간 만리장성은 장성의 한구간인 팔달령이였다.

직접 눈으로 보니 사람이 넘어갈수 없는 담장은 확실했다.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다.

구전으로 전해오는 하룻밤의 만리장성은 남편을 구해내려 몸을 허락했으며 상대 남자는 평생을 만리성 쌓는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똑같은 담장을 넘었는데 누구는 도둑놈이 되어 감옥으로 가고 누구는 영웅이 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닌가?

물론 담장을 넘은 이유가 다르기 때문인가?

정당하게 담장을 넘었다는 말이 안된다.

정당한데 왜 힘들게 담을 넘느냐고요.

문으로 들어가면 되지 안그런가요?

월담은 아무리 정당성을 우겨도 정당화 되지 못한다.

담을 넘은자 죄를 물어라.

최소한 법치 국가라면...

 

사흘 굶으면 담장 안 넘어갈 사람 없다고 했지만 틀린 말이다..

사실 사흘 굶으면 담은 고사하고 걸음도 못걷는다.

한끼만 굶어도 어지러운 세상인데 말이다.

사흘을 굶으니 담이라도 넘어야 할 만큼 급박하다 할수있는가?

너무 따지면 인생살이 고달프다.

 

요즘은 담을 안넘고 들어가도 무단 침입죄 가 성립된단다.

그러니 담을 넘으면 가중 처벌이 되어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한다.

담을 넘을때 재물손괴죄라도 추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조심 조심하란 말이다.

군대에서 배운 철조망 통과 방법이 생각난다.

이것 역시 월담의 한가지 형태라고 할수있으나 군대에서 하는 일이니 봐주기로 하자.

유능한 조교 이렇게 말했다.

철조망 통과에는 5가지 형태가 있다.

1번 폭파 통과.

2번 절단 통과.

3번 위로 통과.

4번 아래로 통과.

5번 우회 통과.

군대식이지만 이를 이용하여 월담에도 적용할수가 있을것이다.

 

면장을 하지 않으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하고.

월담을 하지 않으려면 착하게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