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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장터 국밥 [264] 본문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T 스토리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장마당 구경 가서 점심밥으로 장터 국밥을 먹었다.
보통은 순댓국밥을 많이 팔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다.
순대 자체가 내 입맛에는 별로라서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시골에 살면서 시골장터를 자주 찾다보니 당연 추억의 맛인 국밥의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게된다.
고향을 떠나기 전에 사실 국밥은 별로 먹은 기억이 없다.
대신에 먹지는 못하고 냄새는 많이 맡아왔기에 더 간절한지도 모르겠다.
우선 과거로 돌아가보자.
고향땅에서 17년의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당시는 보릿고개라서 먹는것은 항상 부족했다.
입에 풀칠은 했지만 영양가를 따질만큼의 식사는 아니였다.
고기를 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이다.
단백질이라 부르는 고기라야 여름날에 구워 먹는 개구리 뒷다리 그리고 제사나 명절날 먹는 산적고기 한두점이 전부이고 조기 살점 한두번 먹은것이 전부인것 같다,
경천 장날 건어물을 팔고 계신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졸고 있거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삼매경일 때 우리는 지나가는 척하면 멸치를 한웅큼 손에 쥐고 그대로 내달렸다.,
골목길 모퉁이에 둘러 앉아 멸치 똥을 빼면서 나누어 먹는다.
다 먹고 나면 교대로 무언가를 집어 와서 나누어 먹는 것이 단백질 보충 방법이였다.
여름날에는 들말이나 상보안 냇가에 몰려가서 피라미나 참게 붕어등을 잡아 불을 피우고 구워먹었지만 사실 제대로 먹는것은 없었다.
조금 큰것은 선배나 어른들 몫이 였기때문이다.
우리집이 장터 근방인것이 먹지는 못하고 냄새만 맡고 살았다.
장에서 집이 멀면 장구경 왔을때 한끼 먹을수 있지만 우리는 집이 가까워서 누구도 국밥 한그릇 사주지 않는다.
장마당 구경하다가 배고프면 바로 집에 가면 되니까 경천 장터 국밥을 한릇도 먹지 못했다.
어린 우리는 돈이 없으니 당연 사먹지 못하고 어른이나 부모님이 사줘야하는데 그런일이없었다.
장터의 국밥집은 지붕이 없는 노천에 차려진 나무 의자에 판자대기 없어놓은 상위에서 먹기때문에 지나가면서 국그릇을 구경은 자주했다.
물론 비가오면 천막을 치거나 함석 지붕 아래로 들어가서 먹었다.
추운 겨울날에는 따끈한 국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니 누구나 먹고 싶었을것이다.
1990년대 초에 아내하고 둘이 마이카 장만 기념으로 경기도 용인의 민속촌을 찾았다.
드라마에서 보던 풍경들이 낯설지 않았으며 더구나 초가지붕을 바라보니 고향의 향수에 젖어본다.
점심을 먹으려고 민속촌 거리에 차려진 옛날의 주막집 비슷한 식당가를 찾았다.
기와 지붕에 목조 건물을 지어놓고 가마솥에 장작을 사용하여 국밥을 끓여서 팔고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야했으며 차례가 되면 돈을 먼저 내고 밥상을 받는다.
이때 밥상에 차려진 대로 내가 들고 자리를 찾아 앉아서 먹는데 기가막히다.
이곳에서 옛날식 장터국밥을 먹다가 눈물을 흘리게 될줄은 몰랐다.
세상에 밥그릇에 국그릇에 반찬까지 완전 소인국 밥상이였다.
자리값때문인지 비싼 가격에 너무 적은 양을 담아 팔고 있었다.
음식의 맛도 민속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msg로 범벅이다.
무엇을 먹었는지 몰라 다시 한그릇을 더 먹을려고 알아보니 다시 줄을 서야했다.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아이스 크림을 파는곳을 찾아 더위를 식힐겸 배고픔을 면하려고 찾아 갔다.
그후 몇 번을 더 찾아갔지만 식사만큼은 절대로 민속촌내에서는 하지 않았다.
지금도 축제장이나 행사장 같은곳에서 국밥을 판매합니다.
맛이나 양을 떠나 웬지 이런곳에 오면 국밥이 더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곳도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모두가 같은 수법으로 장사를 하고있다.
그외 다른 먹거리도 많이 있지만 유독 국밥만 떠오른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한 풀이 같은 생각도 들구요.
사실 국밥용 고기는 한때 서양에서는 버리는 고기였다.
그사람들은 소나 돼지의 몸통에 붙어 있는 고기만 먹었지 다리나 머리 꼬리등은 버렸다고 한다.
물론 내장도 버리고 소위 알코기만 먹었을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도 먹고있는 국밥용 고기는 확인을 못해서 그렇지 국내산인지 아무래도 수입산 같은 .....
오래전 부터 고기 아닌 고깃국이였으니 일반 백성이나 서민들이 고기 대신 고깃국을 먹으려니 값이 비교적 저렴한 국밥을 찾았을것이다.
그래서 장마당이나 축제 마당에서 아직까지도 국밥이 사라지지 않고 명백을 이어가는지 모르겠다.
지금 청년 세대가 노년이 되면 서서히 국밥은 그 자리를 잃어갈것이다.
사실 본인도 특별한 맛이라서 찾지 않고 향수 음식이라서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향장터에서 한그릇도 먹어보지 못한것이 천추의 한[限]으로 남았다.
이유는 그때 먹어 봤으면 맛이나 국밥의 양을 가늠할것인데 전혀 알길이 없으니 안타깝다.
하지만 냄새만큼은 절대 잊지못할것이다.
병천순대가 요즘 유명해졌다.
전국에 체인점 형태로 영업을 하는것으로 알고있다.
1990년대초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 장터 부근에 청화순댓국집을 찾아갔다.[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찾지 않아서 잘모르겠지만 국물도 진하고 양도 많았다.
그맛을 기억해서 내가 사는 집주변의 병천 순댓국집을 자주 찾아 갔다..
이젠 그만 먹어야할 때가 된것 같다.
가격은 사정이 있으니 오르겠지만 고기의 양은 지켜져야하는데 너무 많이 줄었다.
오늘 처음먹어보는 사람은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사실이다.
이제 국밥 애용도 줄여야 겠다.
최근에는 수구레 국밥을 찾아 신탄진, 현풍까지 다녀오고 어디를 가든 국밥집부터 찾았지만 말이다.
사실 국밥은 종류를 떠나 슬픈 음식이라고 할수도 있다.
부자들이나 높은 집 양반들은 맛좋은 몸통 살코기만을 먹었을것이다.
우리같은 서민들은 그져 냄새나 풍기고 양이 많으면 그냥 좋아하며 먹었을것이다.
부산의 맛하면 떠오르는 부산명물국밥인 돼지국밥은 전쟁의 산물일것이다.
부산은 전국에서 몰려든 피난민들로 가득했으며 먹을것은 부족했으니 어려움이 많았을것이다.
그중에 고기맛나는 음식이 있었으니 이것이 적은양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깃국을 먹을수있게 된것이다.
돼지 국밥이나 그밖의 국밥이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음식이라서 6 25 전쟁탓을 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지형이나 기후 토질등으로 쌀농사가 잘되어 쌀밥 위주로 식사를 하였으며 금수강산이라는 명성에 맞게 물이 풍부해서 국물과 함께 먹는 음식이 발달했으니 여기에 국밥이 한몫 더 거들었다고 볼수가 있다.
그런 전통은 현재 까지 이어져 내려왔지만 아쉽게 오래 이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햄버거나 피자등 서양 음식에 길들여 지며 쌀밥을 먹지 않기에 쌀도 남아 돌고 처치곤란의 지경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시절에 내일 운동회 날이면 운동장 한편에 천막이 들어 서고 가마솥이 걸린다.
물론 운동회 날 하루만 영업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머니께서 점심밥을 준비해오시지만 부자들과 어른들은 국밥집 천막으로 들어간다.
고기 삶는 구수한 국물의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진다.
구경은 많이 했지만 먹은 기억은 없다.
국밥의 냄새만 기억나고 국밥의 종류나 무슨 국밥인지 아직까지도 알지 못한다.
물론 대부분이 그냥 돼지 국밥이겠지만 말이다.
초등 학교 4학년 무렵인가 가물가물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기억나는 돼지고기 국밥이 있다.
앞글에서 적었지만 당시 초여름 어느날 치국산 정상에서 기우제 인지 암튼 큰 동네 행사가 있었다.
어른들이 지게지고 올라서 솥을 걸고 돼지 비계만 둥둥 떠다니는 소위 고기국밥을 한그릇 얻어 먹었다.
박으로 만든 바가지 그릇에 고깃덩이 몇점에 쌀밥이 조금 들어있었다.
양은 적었지만 아주 맛있게 잘 먹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날이였다.
아마도 그날 음식을 먹은 사람들 절반은 설사로 모두 배출한듯하다.
오죽하면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먹어야 본전이라 했던가?
드라마 중에 사극이나 고전극에도 식사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역시 밥그릇은 국밥용이다.
야인시대 전편을 시청하였는데 거의 대부분이 식사는 국밥집이였다.
드라마 시청하면서 정말로 먹고 싶은 음식은 국밥이 였다.
사극중에도 왕의 만찬이나 부잣집 또는 대감댁 밥상에는 국밥이 별로 없었지만 주막집이나 시장통에서 먹는 일반 백성들은 전부가 선택의 여지 없이 국밥만 먹는 걸로 그려진다.
국에 밥을 말면 그게 국밥이라고 우기면 된다.
하지만 국에도 곰탕,설농탕,갈비탕,감자탕등 여러 음식이 있다.
그중에 멋모르고 먹었던 우랑탕이 있었다.
그것도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3식구가 식당에서 한창 먹고있는데 옆자리의 나이많은 아저씨가 한말씀하셨는데 어린 학생이 맛있게 잘먹네 하는 것이다.
밥은 잘먹요 왜요 뭐가 이상한가요?
우랑탕의 재료를 알고는 나도 놀랐다.
황소의 낭심이라는 황소불알을 조리한 음식이 우랑탕이란다.
국밥 좋아하는 아버지 만나서 아들이 고생한다.
어차피 국밥은 우리같은 서민들이 애용하는 가장 서민적인 음식이다.
부자들이나 상류층에서 국밥을 찾을까?
동물의 몸통이 아닌 부속물이 주 재료인데 고기를 줄이지 말고 조금 더 넣어줘라.
미운놈 떡하나 더 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으니 그동안 안먹어 본 음식들 위주로 먹을 작정이다.
거의가 서양 음식이지만 말이다.
쇠고기도 많이 먹고 생선회도 조금은 고급 어종으로 먹으련다.
국밥이여 이제는 안녕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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