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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벌초 작업 뒷이야기 [166]

현덕1 2022. 6. 30. 20:51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벌초 대행이란 직업은 늦게 시작되었지만 가장 빨리 사라질 직업 중에 하나일 겁니다.

이유는 봉분을 만들지 않는 화장 문화가 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산소들도 년간 파묘되거나 그냥 묵히는 비율도 적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벌초 작업은 특성상 더위를 피할 수 없으며 온갖 벌과 뱀 해충의 공격도 무시 못하니까요?

특히 문중이나 가족 중심으로 행하던 벌초행사가 젊은 층으로 바뀌면서 의식이나 생각의 차이도 무시 못할 겁니다.

초기에는 남의 손으로 하는 벌초는 불효라 하여 등한시하였습니다만...

앞으로는 벌초대행 작업도 3D 업종으로 아무도 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6~70년대 복싱이나 레슬링이 인기 직종이며 누구나 선망하던 직업이었지요.

헝그리 정신 즉 배고픔을 면하기 위한 최선책이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헝그리 정신은 1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벌초대행 12년 차를 넘어가네요.

초기에는 산소 1 기당 5만 원이었습니다.

해마다 1만 원 정도 상승하더군요.

몇 년 전부터는 기본 1 기당 10만 원선이고요.

벌초 요금은 어느 개인이나 등록된 법인이나 회사에서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정부나 기관에서는 더더욱 아니고요.

벌초대행 초기에 너무 안 좋은 이미지로 출발해서 고객님들과 업자들 사이에 불편한 관계는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불편한 진실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위, 만나서 산소 위치를 알려주겠다.

2위, 지인이나 친척들에게 부탁해서 알려주겠다.

3위, 위치를 잘못 알려주었을 때...

4위, 종중이나 집안의 대표자와 어른이 관여하실 때.

5위, 벌초 비용을 합의해놓고 입금 시 적게 보낼 때.

6위, 벌초 면적이나 기타 사항을 벌초 후에 항의할 때.

7위, 이미 벌초가 되었는데 고지하지 않는 경우.

8위, 건너뛰기로 예약할 경우.

9위, 분묘의 변화를 핑계로 가격을 내리는 경우.

10위, 벌초 상태를 핑계로 입금을 미루거나 깎는 경우.

그 외 등등...

 

1번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벌초 시즌에는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산소 위치를 온라인으로 알려주면 되는데 굳이 만나서 [동행으로] 알려준다고 고집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 주 토요일 10시에 만나서 동행하면 고객님 입장에서는 아주 편하고 간단할 겁니다.

업자 입장에는 10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그 시각을 맞추려면 작업을 중단하거나 시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약속 시간 정시에 오시는 고객님도 1도 안계 시구요.

도로가 정체되어 일찍 출발해도 쉽지 않습니다.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면 우리는 을이 됩니다.

그래서 전국의 어느 업자든 이런 만남을 싫어하게 됩니다.

 

2번의 경우는.....

전화가 옵니다.

산소 위치를 설명할 수가 없어서 고향의 친구에게 부탁했다면서 전화번호를 보내옵니다.

그 친구에게 전화하고 약속 장소로 갑니다.

대부분의 부탁받은 사람들 짜증부터 내더군요.

전화상으로 답은 했지만 더운 날에 산 중턱까지 올라야 하기에 힘들거든요.

중간에 서서 저기라고 말합니다.

저기에 가면 산소가 있다면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럴 거면 뭐하러 동행합니까?

답사 마치고 견적 비용을 알려주고 연락을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절대로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왜냐면요~ 그 친구가 하려고 하거든요.

제가 비용을 불러줍니다 예를 들어 전체 비용이 50만 원 정도 됩니다.

다시 고향의 친구가 물어옵니다.

얼마 부르던 하고요 그러면 50만 원이라 하면 내가 40만 원에 해줄게 이런 된장 할...

이렇게 해서 죽 쒀서 개 좋은 일만 하고 왔습니다.

 

3번의 경우....

지도나 지형이 익숙하지 않거나 아버지 뒤에만 따라다녀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지도상에 착각을 했는지 말도 안 되는 거리나 높이에 그림으로 알려줍니다.

저희는 일단 100% 믿고 출발합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거나 초입부터 난관에 봉착합니다.

힘들게 어렵게 길 없는 길을 만들거나 돌고 돌아 정확하게 찾아갔는데 설명과는 다릅니다.

다시 의뢰인께 전화합니다.

의뢰인의 머릿속에는 처음 그려진 위치만 고집을 합니다.

사진을 보내러 영상통화를 보내라...

사람 키 높이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으로 판별하는 일은 귀신도 어렵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통화는 통화대로 허무하게 끝납니다.

마지막 통화 시에는 저보고 답답하다네요.

집으로 와서 컴퓨터를 켜고 통화 내용을 역으로 유추해서 찾아봅니다,

다시 통화합니다.

저기요...

혹시 산소 위치가 여기쯤 아닌가요?

..................................................................

1년에 평균 한번 정도 발생하는 일입니다.

 

4번은...

집안이나 종중의 대표 또는 어른들은 컴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워 집안의 젊은이에게 부탁을 합니다.

정말로 답답한 친구하고 통화하고 산소 답사하고 견적 내고 합의가 되어 벌초 작업까지 마친 후 사진을 수십 장을 전송하며 계좌 번호까지 보냅니다.

사진이 많이 가는 이유는 의심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진을 다시 가서 찍어 보내라 합니다.

그런데 3일이 지나도 입금이 안됩니다.

독촉 전화를 합니다.

그게 아니라 아직 어른들한테 입금 허락이 없답니다.

이유는...

이 어른들의 머릿속에는 30년은 뒤로 가있는 것 같더라고요.

무조건 비싼 가격이니 돈을 줄 수 없다거나 산소 봉분의 크기는 생각하지 않고 봉분의 개수만 고집을 하니 전체 비용이 맞지 않거든요.

실제의 경우입니다.

당시 3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큰아버지가 30만 원만 보내라 했다네요.

너무 비싸고 네가 바가지 썼다면서 화를 낸다네요.

저는 큰아버지는 모르겠고 당신하고 합의된 금액이니 당장 입금해라 했더니 5만 원을 깎아달라 해서 안 된다 하니 자기돈 5만 원을 보태서 보내준다고 해서 통화는 끝났습니다.

이틀을 더 기다려도 입금이 되지 않아서 통화했더니 억울해서 자기돈 5만 원을 못주겠답니다.

그래서 큰아버지를 바꿔달라 해서 통화했습니다.

이양반이 막무가내로 얼굴이 안 보인다고 욕을 하면서 사기꾼이라느니 도둑놈이라느니...

아니 자기 조상님 벌초해준 죄밖에 없는데...

이런 수모를 당합니다.

결국 30만 원만 받고 종결했습니다.

다시 3년 후 벌초 의뢰 전화가 옵니다.

여보세요.

장난합니까?............

 

5번은.....

우리나라의 산소에 크기는 법으로 정해놓은 크기나 규격이 없다 보니 전부가 제각각입니다.

저희 들은 봉분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면적이 더 중요합니다.

의뢰인들 쉽게 하는 말이 우리 친구네는 얼마 얼마라고요...

당시에 33만 원에 합의되고 진행하였습니다.

첫해는 그대로 입금이 되었습니다.

다음 해는 30만 원만 입금이 되었길래 전화했더니 뭘 꼬치꼬치 따지냐면서 내년에 줄 테니 그냥 넘어가랍니다.

말이여 막걸리여...

안됩니다.

내일 3만 원 더 보내주세요...

결국 안 보내주네요.

다음 해 다시 예약 전화가 옵니다.

받아봐야 입만 아플 거고 그대로 차단합니다.

물론 수고비 더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6번의 경우는...

벌초 후 면적을 핑계로 입금을 미루거나 깎으려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초작업을 진행하면서 바닥을 보면은 칼날이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그곳까지만 작업을 해드 리거나 분묘의 전체 형태를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나면 그 자리까지 작업을 마무리해드립니다.

하지만 전화 통화 중에 벌초 면적이 줄었다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산소에 오르는 길목에 예초작업이 안되었다고 말도 하고요.

진입로 예초작업은 추가 비용이거나 미리 합의가 되어야 하거든요.

몇백 m의 거리는 산소 1기의 면적보다 넓거든요.

처음 견적이나 미팅 시에는 함구하고 있다가 작업 완료 후에만 문제를 삼더라고요.

 

7번은....

매년 한 두건이 발생합니다.

아주 허탈하지요.

하루 전에만 연락을 주면 될 일인데요.

문자나 카톡 또는 직접 통화를 해도 가능한 일인데 모른다고 잡아떼고 전화도 끊네요.

물론 본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있음을 이해합니다.

누구의 잘못으로 아님 집안에서 해놓은 경우 등 다양합니다.

이제는 위약금으로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청구합니다.

봉분 1기는 5만 원이지만 3기 이상일 경우는 추가됩니다.

그 시간만큼은 우리도 체력이나 경제력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추석을 10여 일 남겨둔 시기라면 저희는 막막합니다.

더 이상 예약 전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골든 타임을 모두 날려버리는 만큼 경제적인 손실도 많습니다.

 

8번의 경우는...

처음에 2년에서 3년 정도 진행하는데 갑자기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여러 형태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몇몇 분은 일부러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더군요.

사정이나 이유는 또는 핑계는 많으실 거라서 그냥 넘어가렵니다.

문제는 몇 년 후에 다시 연락이 오는 겁니다.

그리고 당시의 가격을 요구하시기도 하고요.

사실 기분 나빠서도 못 해 드립니다.

아마도 이러한 경 우일 겁니다.

전문가들이 몇 년 작업해놓으면 이제는 벌초 작업이 조금 수월해지거든요.

자신들이 한두 번 하다가 다시 연락하거든요.

다른 경우는 업체를 바꾸셨는데 그 업체의 작업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이고요.

친구나 지인에게 싸게 부탁했다가 포기하면서 다시 찾는 경우입니다.

 

9번은....

약 4년 전일입니다.

3년 이상 벌초를 해드린 고객님이신데요.

추석 한 달 정도 남은 어느 날에 전화가 오네요.

금년은 벌초 요금이 인상되는 시점이라서 통화를 하려든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황당한 말을 하네요.

지난겨울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의 봉분에 함께 모셨답니다.

봉문을 허물고 다시 만들어서 잔디가 새 거라서 전체 벌초 요금을 깎아달라네요.

이론 된장 할..........

사초를 마친 봉분이라 잔디가 아직 어리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10번은 그 외 다양한 경우입니다.

벌초 마친 산소의 상태를 문제 삼는 경우입니다.

갈퀴질이 미흡해서 깔끔하지 않다네요.

다른 경우입니다.

전화가 옵니다.

며칠날 아침에 어디서 만나자 나는 개인택시를 타고 가니 쉽게 알아볼 것이다 하네요.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택시가 보이네요.

택시가 앞장서고 제가 뒤따라서 한참을 구불구불 들어갑니다.

준비 마치고 예초기 시동을 거는데 승용차 1대가 들어옵니다.

어라 이게 아닌데...

갑자기 예초기 3대가 돌아갑니다.

분명 산소 1기뿐인데...

그냥 작업 마무리했습니다.

그 사람 왈 도와줬으니 자기들도 도와달라 하네요.

일단 알았다 했는데...

약 천여평이 넘는 묵밭을 전부 함께 작업해달랍니다.

이런 닝기리...

미친놈을 봤나!!!

이 사람 잔머리 대왕이더군요.

미끼 던지고 물었으니 꼼짝 마 라이 겁니다.

일단 시동 끄고 항의했습니다.

순간 3형제의 얼굴이 험악해지네요.

거기까지의 작업비만받고 철수했습니다.

 

다음의 경우입니다.

벌초대행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안녕하세요.

하루 일당으로 하면 얼마 받나요?

예 제초 작업은 당시 25만 원이었습니다.

알았다 하고 전화가 끊어졌습니다.

추석 명절이 지난 어느 날에 다시 전화가 옵니다.

추석 전에 벌초를 못해서 벌초를 부탁한답니다.

산소 위치 확인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산소에 도착했습니다.

세상에....

봉분이 10봉이 넘네요.

그래서 70만 원 불렀습니다. [당시는 1 기당 8만 원인데 10봉이라서 80만 원인데 10만 원 할인해서입니다]

이 사람 사람 잡네요.

무슨 70만 원이냐고 큰소리치네요...

하루 일당 25만 원 해달랍니다.

그래서 야 이**끼야 네가 사람이냐..

그 사람 생각이 이러했습니다..............

이런 닝기리...

 

약 7년 전의 일입니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문중 전체가 모여서 벌초하는 날인가 봅니다.

곽 씨 문중인데요...

회관 앞 넓은 마당 한편에 주차하고 기다리는데 젊은 친구가 찾아오네요.

제가 연락드린 사람이라면서요.

자기를 따라오랍니다.

승용차 뒤를 따라 마을 뒷산을 한참을 오릅니다.

정차 후 걸어서 올라가니 망주석이 우람한 봉분이 나옵니다.

여기입니다.

오늘 여기 벌초해주시면 됩니다.

당시의 가격을 말하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보았을 때는 풀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칡덩굴이 어마 무시할 정도네요.

작년 벌초시에 대충 끊어놓아서 그런지 아주 단단하며 질기더군요.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젊은 사람 둘이서 말하는 태도가 그렇고 지켜보는 모습이 그렇더라고요,

실상은 이렇습니다.

문중에서 젊은 사람을 팀으로 나눈 후 묘소를 할당해주었는데 두 군데 중에 이곳의 칡덩굴이 힘들어서 문중 어른 몰래 저를 불러서 자기들 돈으로 벌초작업을 시킨 거였습니다.

맡기려면 두 곳을 다 주든지 저도 함께 공범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젊은 친구들 잔머리에 놀아나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5년 전에 연풍면의 어느 집에서 벌초대행을 찾더라고요.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한식날이라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자기들하고 함께 가서 산소 위치를 알려주겠답니다.

다리 없는 냇가를 건너 산속으로 한참을 돌고 돌아 올랐습니다.

마을이 저 아래 까마득히 보이는 높이입니다.

예전에 조부님이 집을 짓고 살던 자리인데 얼마 전까지 복숭아 과원을 했는데 지금은 모두 수풀에 묻혀있더군요.

산소 3곳을 알려주면서 다른 곳은 자기들이 하고 여기만 하랍니다.

이유를 알고 보니 기가 찹니다.

한여름에 이곳에 올라 벌초를 할려니 너무 힘들어서 벌초대행을 부르자고 어른들을 설득했답니다.

그러니까 아까 초입에 있던 산소 3 기하고 다른 곳의 산소는 자신들이 하고 산꼭대기는 저한테 하라면서 견적을 물어보네요.

그래서 제가 말했지요.

견적이 불가하네요.

저 그냥 내려가렵니다.

수고하세요.

내리막길을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 내려왔습니다. 

이런 견적 기분 나빠서 못해줍니다.

 

업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글을 적어도 100%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겁니다.

을[乙]의 입장이거든요.

약속된 벌초 비용을 부족하게 입금하신 분도 계시고요.

항상 수고비 정도 아니 식사비용으로 조금 더 넣어주시는 고객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글도 많은 고민 끝에 적어보았습니다.

아주 씁쓸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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