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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나에게 계룡산은 [115]

현덕1 2021. 6. 26. 20:36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충남에 뚜렷한 계룡산은 아침저녁 배우는...

경천 초등학교 교가의 첫 구절입니다.

산에 빌어 산에 태어나 산에 살다 산에 묻히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어린 시절에 늦가을 비가 내렸는데 멀리 계룡산 쌀개봉과 상봉 연천봉에는 흰 눈이 쌓였네요.

아하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가 보네요,

눈 내리고 찬바람이 불어올 때가 되었나봅니다.

한여름 장마철에 한차례 큰비가 내린 날 계룡산 중턱에는 비 와야 폭포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잠깐 동안 보이는 폭포라서 게으르거나 다른데 신경 쓰다 보면 이내 사라지고 마네요.

아직 더운 바람이 남아있는데 쌀 개봉 아래는 어느새 단풍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처음 오른 연천봉은 1968년 초파일날이었습니다.

그 후 20여 차례 오르고 내렸습니다.

신원사에서, 갑사에서, 동학사에서, 상신리에서, 보목에서, 박정자에서 시작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전국의 산악 국립공원 중에 유일하게 정상을 갈 수 없는 산이 계룡산입니다.

지금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 2곳이 되었습니다.

연천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상봉]이 야속했습니다.

우리산인데 입장요금 지불하고 올라왔는데 왜 저기 가볼 수가 없는가?

 

200*년도 어느 여름날에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신원사 주차장에서 1박 후 새벽 04시에 출발합니다.

고왕암을 지나면서 직능으로 오릅니다.

정식 등산로를 이탈하여 불법산행을 감행합니다.

등산로를 이용할 경우 관음봉 고갯길에서 금남정맥을 따라 걸으면 되는데 cctv가 설치되어 정상에 오르지 못할 수가 있기에 감시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벽시간대인데 이런 된장 할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빗속을 뚫고 오르니 철조망이 기다리네요.

정보에 의하면 철조망에 절단기로 몰래 만든 구멍이 있다고 하더군요.

좌우로 찾아보니 작은 구멍이 보여서 일단 진입했습니다.

비도 내리고 운무에 가려서 조망이고 전망은 제로이지만 카메라만큼은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올랐습니다.

통신탑과 레이더가 웅장한 모습으로 기다려주네요.

정상으로 여겨지는 바위에 올라 증거사진 남기고 다시 구멍으로 나오려 하다가 기왕이면 나갈 때는 정당하게 출입문을 이용합니다.

문제는 정식 등산로가 아니라서 쌀개봉 두 개의 암벽 구간이 엄청 위험하네요.

비도 내리고 할 수 없이 항상 휴대하는 로프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통과했습니다.

관음봉 고개에 도착하여 무슨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도둑 산행해놓고] 가슴이 뿌듯해오네요.

아침식사 마치고 커피 한잔 마시니 계룡산의 마지막 숙제를 해결했습니다.

관음봉 정자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연천봉으로 향합니다.

 

계룡산을 수십 차례 올라도 여기 연천봉에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돌아서야 했던 지난날의 계룡산 산행이었습니다.

이제는 천황봉에 다녀왔으니 그런 생각은 접어야겠습니다.

연천봉 바위에 새겨진 이글 씨를 보셨나요?

바위의 위치나 글씨체를 봐서는 정식으로 새겨진 것은 아닌 것 같네요.

 

방백 마각[方百馬角]

구혹화 생[口或禾生]

 

방[方]은 사 [四] 방이요.

글자 수도 4획이라 4를 뜻하고.

마[馬]는 오 [午]인데 오라는 글자는 80 [八十]을 의미한다고 하며.

각[角]은 뿔인데 모든 짐승이 두 개의 불을 가지고 있으므로 2가 된다 고한다.

모두 합하면 482가 된다.

구 [口]와 혹[或]은 합치면 국[國] 자가 되고. 화[禾]와 생[生]을 합치면 이 [移]이의 옛글자가 된다.

 

이는 482년 후에는 조선이 망하고 새로운 시대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내용이다.

연천봉 바로 아래의 등운암은 예전에는 정압사[鄭壓寺]였다.

이는 정도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매년 8월 15일 모교에서 열리는 경천, 상성초등학교 총동창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니까 14일 저녁에 집을 출발하여 한밤중에 신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1박 하고 새벽에 연천봉을 향해 오릅니다.

다시 관음봉으로 정자에서 아침 식사하고 하산을 합니다.

신원사 절 옆의 계곡에서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반가운 친구들이 기다리는 모교로 갑니다.

다음 해에는 동학사 주차장에서, 또는 갑사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은선폭포 옆의 은선 산장지기이신 할머니가 보고 싶네요.

산새에게 먹이도 주시고 새들과 친하게 지내셔서 산새 할머니라고도 알려지신 분이시고요.

인간 극장에도 출연하셨지요.

지금은 은선 대피소가 철거되어 흔적만 남았습니다,

 

계룡산의 3대 폭포는 갑사 계곡의 용문폭포와 동학사 계곡의 은선폭포 그리고 신도안 계곡의 용추폭포가 있습니다.

3곳 모두 가보았습니다만 그중에 은선폭포가 가장 멋있었습니다.

계룡산은 해발고도 900m 도 안 되는 작은 산이라서 물줄기가 항상 약해 보였지요.

하지만 육상 국립공원으로는 지리산 다음으로 사실상 2호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지리산 다음으로 설악산이나 한라산보다 앞섭니다.

 

1967년 가을 어느 날에 경천 국민학교 마당에서 무료 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영화 제목은 섬마을 선생님이였던같고요.

영화 시작 전에 당국자 한 사람이 마이크를 잡더니 제발 계룡산에 나무하러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네요.

앞으로 계룡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것이며 도벌 행위 금지와  기도처를 모두 철거할 거라 합니다.

갑사계곡의 상가 철거 당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게 됩니다.

 

아마도 1969년 늦가을에 양화리에서 용칭이고개로 알려진 용천 고개를 넘고 용추 폭포를 지나 지금은 군사지역인 신도안의 주춧돌 군락과 털이봉[履脫峰]을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대전에 도착합니다.

 

저뿐만이 아니고 모든 경천 사람들과 양화리 사람들은 결코 계룡산을 빼놓고는 고향 이야기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계룡산은 연중 맑은 물을 내주어 옥토를 적셔주었고 산나물과 도토리 밤 등 먹거리도 내주었으며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내려 많은 땔감도 내주었다.

봄 가을이면 꽃 놀이와 단풍 놀이를 다녀 오고 봄 가을 소풍으로 다녀오기에 너무나 좋은 장소였다.

고향을 떠나 모두가 출향인사가 되었지만 우리들 마음속에는 영원한 고향인 계룡산이 아직도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계룡산은 내륙 [산] 국립공원으로는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국립공원 전체 서열에서는 4번이지만  산으로는 두번째인 2호가 맞습니다.

1호는 지리산.

2호는 한려해상.

3호는 경주.

4호는 계룡산.

5호는 설악산.

6호는 한라산으로 이어지며 지리산은 1967년 3월3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계룡산은 1968년 12월31일 지정되었습니다.

2023년 5월 23일 대구의 팔공산이 23호로 지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계룡산은 23개 국립공원중에 면적이 월출산 다음으로 작을겁니다.

면적도 작고 이렇다할 절경이나 명소도 별로 없는 작은 산인 계룡산이 자랑스럽게도 지리산이에 이어 두번째는 우리에 자랑이며 자존심입니다.

설악산,한라산,오대산등등 해발고도 및 면적이 더 넓은 산들보다 한참을 앞서는것이구요.

우리에게 계룡산은 국립 공원지정전에는 아픔도 따랐습니다.

계룡산에서 땔깜 즉 나무를 할수 없게 되었으며 신원사나 갑사의 진입로 주변에 장사하는 분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계룡산 아래에서 농사짓는 분들은 국립공원 지정된 면적 만큼 농경지를 내 놓아야했으며 벌거숭이 산에 의무적으로 나무를 심는 일에 동원되기도 하였습니다.

 

해발 고도가 낮은 산이라 폭포는 몇 곳이 있지만 제 기능이 안됩니다.

수량이 너무 적어서 장마철 외에는 인기가 없었지요.

동학사 계곡의 은선폭포와 갑사 계곡의 용문폭포 그리고 신도안의 용추 폭포가 있습니다.

그나마 신원사 계곡에는 작은 폭포마져도 없습니다.

이제는 정상인 상봉[천왕봉]에서의 발동기 소리도 안들리고요.

바위굴 마다 정신나간 도인들도 없어 졌으니 다행입니다 .

입장요금도 받지 않아서 좋지만 이젠 이몸이 늙어서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계룡산은 우리들 마음속의 영원한 고향이며 자랑입니다.

저 멀리 남쪽의 거제도에 한자명까지 같은 계룡산이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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