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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앞의 오동나무는 [101] 본문

오늘의 이야기.

뜰 앞의 오동나무는 [101]

현덕1 2021. 5. 1. 21:19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 已秋聲

 

몸과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나이는 어쩌지 못하고 몸과 마음에 묶이여 먼길을 함께 달리었네.

뒤돌아 보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마음뿐이라 어찌하겠는가?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연못가의 풀들은 아직도 움츠리며 따듯한 봄날에 꿈속을 헤매는데.

뜰앞의 오동나무는 이미 가을 소리를 내며 떨고 있네.

 

맞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들의 초상 아니 자화상이 아닐까요?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의 시간 속에 얽매어 살아가는 군상들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하루를 마무리는  늦은 오후 시간대에 모두가 공통으로 하는 말 세월 참 잘도 간다.

4월에 마지막 달력을 뜯으며 혼자 중얼거리는 말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갔구나!

달력 12장을 넘기면 나이는 이미 한 살을 더 보탠다.

 

모두 연못가의 봄풀 같은 마음이지만 현실 세계는 오동나무처럼 이미 가을날의 시작을 알린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울리는 애잔한 생각에 씁쓸해지는 저녁시간입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제 태양뿐인 것을...

마음은 미래에 살고 지난 것은 어제일 뿐이니 오늘에 만족하며 살아가자.

 

예전에는 빌딩의 벽면에 대형 시곗바늘이 돌아가는 시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누구나 쉽게 바리 볼 수 있는 곳에 광고판처럼 오늘날에는 거의 없다.

당시에는 손목시계마저 귀해서 모든 대중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고자 설치했을 것이다.

서울에 처음 오신 촌로가 이렇게 외친다.

와우~ 저 시계는 너무 커서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시곗바늘이 아무리 커도 작아도 한 바퀴 돌면 무조건 한 시간이 지나간다. 

 

어린 시절에 소방서 망루에서 정오에 오포를 불어준다.

이것은 일제 강점기에 점심시간을 알려주려 대포를 쏘아서 큰소리로 백성에 알려주는 것이 시초라 한다.

그 후에는 대포 대신에 망루에 올라가서 수동으로 사이렌을 울려주었다.

아마도 1970년대 중반까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집안에서 저 멀리 들판에서 산골짜기에서 밭일하던 농부들이 그 소리를 듣고 점심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한다.

 

당시에 작업 현장에서 감독자는 절대로 시계를 착용하지 않았다 한다.

이유는 시간대를 모르면 계속 일만 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오포 소리가 들리면 아주 고마운 소리였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의 세상은 시계가 너무 많아서 시간도 너무 잘 간다고 말이다.

 

가는 것은 시간이요.

흐르는 것은 물이요.

철로를 달리는 것은 기차일 뿐이요.

도로를 달리는 것은 자동차이지요.

나이 들며 살아가는 것은 생명이 달린 모든 물질일 것이다.

 

한번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지만 또 다른 방앗간을 만나면 자기 몫을 충분히 할 것이다.

한번 떠난 버스는 손 들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다시 찾아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오늘 새해 첫날을 헛되이 보냈다고 후회하지 마라.

지구 상 207개 나라에서 저마다 다른 시간의 새해 첫날이 기다리고 있다 한다.

우리도 일 년 두 번의 새해를 맞이 하지 않는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지고 모두에게 정확하게 찾아가지만 모두가 다르게 느끼고 있기에 그렇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맞이하고 보내는가에 따라 분명하게 다르다 할 것이다.

나에게 딱 맞는 옷이 편하듯이 시간도 나에게 맞춰 살아가는 현명한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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