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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벌칙. [70]

현덕1 2020. 11. 7. 06:20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벌칙이라 함은 우선 기분부터 좋지 않다.

나의 100% 잘못으로 기인되었다면 인내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더 어렵고 힘들 것이다.

잘해 보려 하는 과정에서 오해나 오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동료나 지인의 불만이 상충되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어찌 정확하고 정직하며 하나의 잘못됨 없이 반듯하게만 살아갈 수도 없을 것이다.

벌칙이라 하면 학창 시절의 작은 벌칙부터 남자들이라면 군생활의 얼차려가 떠오를 것이다.

 

본인도 12개월의 군생활을 복무했다.

현역 입대를 못하고 집에서 출퇴근하는 영외 근무자[방위병]였지만 훈련소 3주는 얼차려만 받으러 갔는지도 모르겠다.

76년도 당시는 우선 때리고 보자 맞고 보자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었다.

더구나 나이가 24살에 시작해서 다음 해 25살 끝났으니 그 고충도 어지간했다.

당시 현역병은 고졸이거나 대학교 재학생 위주였으니 갓 20살이거나 최고참일 경우는 많아야 23살 정도였을 것이다.

물 하사의 경우는 스물한두 살이었으니 같은 현역들끼리도 두들겨 패는 일이 다반사였다.

짧은 군생활은 얼차려보다 괜히 이유 없는 벌칙을 몸에 달고 살았다고 기억된다.

 

며칠 전에 작고하신 삼성그룹 회장님의 유명한 벌칙이 있었다고 한다.

그룹 내 간부들만 해도 수백에서 수천명일 텐데 그들이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포상하는 일도 많았겠지만 그에 맞게 벌칙[징계]을 내리는 일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근과 채찍]

그분만에 특유의 벌칙은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다 옆에 대기 시키 놓고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 처리했다고 한다. 

그 방에 손님이 들어와도 투명인간처럼 대했으니 그 사람은 8시간 동안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말한마디 없이 견디었으니 상상만 해도 숨이 멎을 것 같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다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스님의 신도 중에 어느 정도 성공하신 분이 찾아와서 자신의 외동아들이 철이 없으니 [ 개차반이라 하면서] 버릇을 고쳐달라고 부탁을 하더랍니다.

스님은 난감해하면서 일단 절에 올려 보내라고 했습니다.

스님의 고민은 내가 군기반장도 아니고 젊은 사람을 매로 다스릴 수도 없고 남의 자식을 두들겨 패줄 수도 없으니...

절에 들어온 그 사람에게 스님은 한 달 동안 함께 살면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합니다.

마지막 날 절을 떠나는 순간 스님이 배웅을 나섰는데 그 젊은 사람이 갑자기 엎드려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었답니다.

즉 개과천선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아버지의 명으로 절에 들어오면서 스님에게서 엄청난 잔소리를 예상하며 단단히 준비하고 들어왔는데...

스님의 설교 말씀과 청소와 심부름 등 온갖 잡일 등을 각오는 하였지만 어찌 된 일인지 말씀 한마디가 없으셨으니...

돌아보니 그것보다 더 무서운 벌칙을 감내하였으니 어찌 뉘우치지 않음을 수가 있으랴.

이 젊은이는 그 후 부모님께 효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합니다.

 

70을 바라보는 나의 인생에도 수많은 벌칙을 감내한 것 같네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스무 살 전후에 너무 가난했던 시간이 벌칙으로 생각나네요.

그 후에 돈에 대한 별다른 고통은 없었지만 풍족하지 못하게 살아온 세월 또한 벌칙으로 간주됩니다.

뒤 돌아보면 다른 사람에게 작은 불편이나 고통을 주었다면 이것 또한 벌칙으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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