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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공화국 1편 [72]

현덕1 2020. 11. 14. 21:17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가 걱정 공화국이랍니다.

좁은 땅에서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거기에 국물에 밥을 말아먹다 보니 모든 것이 빨리빨리에다가 조금만 늦거나 진척이 안되면 걱정 걱정이 장난이 아니지요.

인도나 동남 아시아 지역의 몇 나라는 절대로 화를 내거나 닦달하지 않는답니다. [만만디]

오지랖의 넓이를 이야기하는 나라가 몇 개 국이나 될까요?

특히 일기예보의 민감성은 그 대표적이지요.

요즘 디지털에 스마트 시대라서 그런지 지역마다 동네마다 날씨를 여러 날에 걸쳐 소상하게 미리 알려줍니다.

비 예보가 있으면 안달 복달이지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며 행동합니다.

약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본격적으로 등산 활동을 시작할 때입니다.

모처럼 등산 날짜를 잡아 놓으면 일기예보에 그날 비가 내린답니다.

2~3일 전부터 밤잠을 못 이룹니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그날 등산 못가면 안되는데 비 맞고 산행하면 구질 구질한데...

오만 잡생각에 모든 게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년 전도 산행 경험이 축적이 되고 요령이 생기고 등산의 기술도 발전하게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평택역에서 버스가 출발하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네요.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오네요.

괜히 나왔네 집에서 낮잠이나 잘걸 투덜투덜...

몇 시간 후 산행지 도착하니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반겨주네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미소가 나옵니다.

오늘 산행 안 나왔으면 어쩔뻔했냐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반대의 상황이 생기네요.

평택역에서의 날씨는 구름 한 점 없는 아주 맑고 청명했는데.

산행지 가까워질수록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산행을 시작하는데 비가 억수로 퍼붓네요. 

역시 사람인지라 투덜투덜 일기예보 탓을 하고 누구누구 탓을 하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다음에는 일기예보 자체를 듣거나 보려 하지도 않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는 전천후 산행으로 시작한다.

비 예보를 내가 걱정한다 해서 비가 안 내린다는 보장도 없을 테고 비 내리라고 고사를 지낸대도 온다는 보장이 없을 것인데...

우주의 작은 먼지도 안 되는 인간인데 무슨 날씨 탓을 한단 말인가.

비 내리면 비에 젖고 눈 내리면 눈을 맞으면 되지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이런 마음을 가지면서 모든 것이 편해지며 걱정이 없어지더군요.

걱정 공화국의 국민에서 해방되고 탈출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스타일에 걱정 공화국의 진짜 국민이 있었습니다.

그는 비 맞는 걱정에도 등산을 잘했답니다.

산행 20년 동안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았다 합니다.

너무 걱정이 되어서 말입니다.

즉 비 예보가 있으면 집에 나오지 않습니다.

산행지에 도착해서 비가 내리면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고 산행도 하지 않습니다.

혹시 산행 중에 비가 내리면 곧바로 하산하거나 우비 우산을 철저하게 준비했답니다.

 

코로나 19 방역이 잘 지켜지는 것도 걱정 공화국 국민이라서 가능한 일이지요.

코로나 19에 걸리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도움을 주는 결과인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국민들이 무관심하고 걱정을 안 한다면 인구의 절반은 지금쯤 병원 침대에 누워있을 겁니다.

정부 지침도 걱정이 앞서기에 그 효과를 내고 있을 것입니다.

개인 위주의 생활에 걱정거리가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 보면 금방 보일 겁니다.

걱정 공화국 국민이라서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서울 역에서 ktx에 오르면서 아무 탈없이 부산역에 도착해야 하는데 하는 걱정을...

울릉도행 여객선에 오르면서 섬에 갇히는 일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쳐야 하는 걱정에 여행의 즐거움이 조금 부족하기도 할 겁니다.

인천 공항으로 집에서 출발하면서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잘 통과되어 해외여행을 마쳐야 하는 걱정이 동행하게 됩니다.

물론 아무런 걱정이 없다면 틀린 말이겠지요.

5박 6일의 일정이 걱정에서 시작하여 귀국해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걱정으로 끝난다면 너무한 것 아닐까요?

아마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런 현상을 겪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성철스님의 걱정이야기입니다.

다들 너무 걱정마라.

걱정할거면 딱 두가지만 걱정해라.

지금 아픈가?

안 아픈가?

아프지 않으면 걱정하지 말고.

아프면 두가지만 걱정해라.

나을병인가?

안나을 병인가?

나을 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안나을병이면 걱정해라.

죽을 병인가?

안죽을 병인가?

안죽을 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죽을 병이면 두가지만 걱정해라.

천국에 갈거같은가?

지옥에 갈거같은가?

천국에 갈거 같으면 걱정하지말고.

지옥에 갈거같으면 지옥갈 갈사람이 무슨 걱정이냐?

 

 

이제는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이 걱정일 때가 있을 겁니다.

걱정 공화국의 국민은 회의를 위한 회의가 있답니다.

그 회의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미리 작은 회의를 한번 더한다는 걱정 회의 말입니다.

모든 걱정을 내려놓으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질 겁니다.

가벼운 마음은 모든 일을 즐겁게 해 줄 겁니다.

걱정 없는 걱정 공화국을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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