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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작업을 마치며...[58]

현덕1 2020. 10. 1. 21:03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0년도 벌초 작업을 무사히 마무리하였습니다.

9월 1일부터 강행군으로 28일까지 작업하였네요.

더위와의 전쟁 벌과의 전쟁이 치열했습니다.

결국 5곳의 산소는 11월 초 벌들이 사라지면 재 작업을 해주어야 합니다.

장수말벌이 1곳이며 나머지는 땅벌집입니다.

저희 시간을 아끼려 벌집이 발견되면 안전권까지만 작업하고 남겨놓습니다.

벌과의 장난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15일 이후에 전화 주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직업 중에 가장 늦게 나타나고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일 겁니다.

본인의 나이가 금년 67인데 75살까지 한 달 해도 8년인데 후계자가 없네요.

벌초 수입은 웬만한 직장인 1년 치 연봉을 앞섭니다.

벌초대행의 자격은 벌 알레르기가 없어야 합니다.

더위에 강해야 하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잘 다루어야 하며 한자도 많이 알아야 합니다.

혼자는 어렵고 둘이나 셋이 하시면 효율적입니다.

1년에 한 달 한다고 걱정 마시고 일 년 치 돈을 그만큼 벌 수가 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조상님 벌초는 당연 자손, 후손들의 손으로 직접 해야 효도이며 근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벌초대행에 전화만 하셔도 그 사람은 이미 효자인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뉴스에 조상님 벌초하다 부상당하거나 사망하는 뉴스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해마다 많은 양의 산소가 파묘나 한 곳으로 집단 이장하여 산소 봉분의 숫자가 줄고 있지만 아직도 역부족일 겁니다.

그만큼 우리 산야에는 수많은 산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저 혼자 예초기 돌리며 뒤에서 아내가 갈퀴로 긁어모아냅니다.

2011년도 여름에 우연히 시작된 벌초작업입니다.

당시 귀촌 첫해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완전 초보에 농기구는 달랑 삽 한 자루였으니 무엇이 남겠습니까?

거기에 농사일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시골 노인분들도 하는데 내가 못할까 하는 아주 위험천만한 생각이 현실이 되더군요.

정말 못합니다.

안 해본 사람들은 말을 하지 마세요..........

 

벌초대행 작업은 초기에 많은 오해가 발생되어 지금도 불신을 받거나 믿지 않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웃이나 지인의 부탁으로 하는 작업은 괜찮은데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을 받으면 경제 논리가 성립되어 부르는 게 값이 되어 불신을 낳았지요.

그리고 깔끔하지 못한 그야말로 처삼촌 벌초하듯 해놓아서 신뢰를 잃게 되었고요.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아서 믿고 성묘하러 찾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일부 기자들이 안 좋은 경우만 골라서 보도하는 바람에 모두가 도매값으로 넘어간 것이 사실일 겁니다.

본인도 처음에 인터넷 여기저기 벌초의 이야기를 올렸더니 안 좋은 댓글이 많아서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벌초작업을 하면서 많은 상담 전화도 받고 있습니다.

산소 보수 문제라든가 파묘해서 화장하는 문제 한 곳으로 집단 이장하거나 납골당으로 모시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일부는 불법으로 화장 처리하는 방법 등도 문의하시네요.

파묘 후 화장은 그렇게 어렵거나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법규를 준수하셔야 조상님께 불효하지 않는 자손이 될 겁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만나지 않고 산소 위치를 알려주시면 저도 직접 산에 올라 답사하지 않고 견적을 말씀드릴 수가 있답니다.

답사 견적의 경우는 비시즌에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시즌에는 시간 관계상 불가능합니다.

어렵고 힘들게 산소를 찾아 견적을 말씀드리면 가격에 맞지 않는다고 불가 말씀을 하시면 답답합니다.

약 절반은 산소 위치를 표시해서 보내달라 하시면 답만 하시고 오리무중이십니다.

저희 고객님의 90%는 얼굴도 모릅니다.

입금할 때 성함이 있어서 그나마 성은 알게 되지만요.

여기 0,1%는 회사 계좌이거나 현금으로 보내면 아무것도 뜨지 않는 경우도 있답니다.

편리한 문명의 기기 스마트한 디지털 세상입니다.

 

본인은 연중 벌초 및 제초작업을 하며 인터넷에 전화번화가 10년 전부터 올라있습니다.

조경회사나 산림조합 농협이나 기타 단체에서 지시를 받고 죽 하청 받아서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다음 사항에 해당되시는 이런 분들은 사양합니다.

벌초할 산소가 5곳인데 그중에 한 곳이 풀이나 나무 또는 칡덩굴이 너무 우거져 본인들이 하기 어렵다고 1곳만 저희에게 맡기는 경우, 또는 5곳 중에 1곳만 산 꼭대기나 산 중턱이 있는 경우 등은 사양합니다.

산소는 본인들이 하고 산소 주위의 우거진 칡덩굴과 수풀은 우리에게 맡기려 연락하시는 분들은 사양합니다.

산소가 많다고 자기들 3명에 벌초대행을 1명 불러서 함께 하자고 하는 분도 사양합니다.

자신도 예초기 들고 와서 같이 공동으로 벌초하자고 하는 사람도 사양합니다.

한두해 어렵게 질기고 힘든 풀들을 어느 정도 해결해 놓으니 당신들이 하다가 다시 힘들어지면 연락하시는 분도 사양합니다.

해마다 벌초대행 업자를 불러서 낮은 가격을 요구하며 맡기시는 사람도 사양합니다.

위에 사항 모두가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경우입니다.

 

어렵고 힘든 벌초 작업을 마치며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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