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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1편 [5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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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1편 [56]

현덕1 2020. 8. 31. 20:54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떼는 무슨 말인지 모두 알고 계시지요?

나의 어린 시절 또는 젊은 시절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 가정에 사용하던 상비약을 이야기 하려합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40리가 넘었고요.

동네 약국은 있었지만 약사 자격증은 모르겠고 약도 종류가 많지 않은 걸로 기억됩니다.

 

50년대 말에서 60년대 사이의 시골 가정상비약입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어디 아프면 아버지께서 작은 병을 열고 대나무 꼬챙이로 검은색의 약 덩어리 일부를 떼어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엄청 쓴맛이며 기분 좋은 냄새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나네요.

먹고 나면 금방 거뜬해집니다.

 

뒷 담장 아래 작은 텃밭에는 하얀 꽃을 피우는 양귀비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달리고 얼마 후에 줄기를 뾰족한 것으로 그어놓으면 진액이 나옵니다.

그 진액을 모아서 병 속에 모아두면 약이 되는데 마약 즉 아편이지요.

당시에는 누구나 그냥 만병 통치약 정도로 생각하고 복용했을 겁니다.

이것도 잠시 몇 번 먹었을 뿐인데요.

 

어느 여름날에 조부님이 외출에서 돌아오시면서 큰 소리를 아버지를 부르시네요.

저거 빨리 뽑아서 뒷산 깊숙한 곳에 파묻고 와라 하시더군요.

한 개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마무리해놓셨습니다.

며칠 후 동네 집집마다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칩니다.

마약의 재료인 양귀비 단속을 나온 겁니다.

물론 우리 집도 다녀갔고요.

우리가 아플 때마다 먹던 약병도 어디론가 사라졌고요.

그 후로는 영영 구경도 못했습니다.

 

이제부터 배가 아프면 소다를 먹고 머리가 아프면 명랑이나 뇌신을 주시네요.

양귀비 진액은 먹기가 좋은데 소다는 가루약이라서 삼키려면 너무 힘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치약도 가루약을 사용하는데 이게 아주 불편하지요.

너무 적으면 이를 닦으나 마나고 가루가 너무  많으면 입에서 튀어 나갑니다.

 

그 후에는 여름철 배탈이나 더위를 타면 익모초 즙을 반강제로 목구멍으로 들어붓지요. 

민간요법인데 뭐가 뭔지도 모르고 많이 먹었습니다.

무면허 침쟁이 할아버지는 완전 호랑이셨고요.

얼굴도 무섭지만 침을 담는 주머니만 보아도 기절 직전이지요.

라떼는 그렇게 성장했습니다.

 

그 시절에 아버지는 대마 농사도 했습니다.

대마를 봄에 심으면 사람 키만큼 자라게 됩니다.

어느 정도 자라면 전부 잘라서 지게에 지고 날랐습니다.

잎은 전부 떼어내고 줄기는 큰 가마솥에 넣고 불을 때서 삶아냅니다.

그 후 껍질을 벗기고 그 속에 하얀 중간 껍질이 삼베의 원료입니다.

지금은 삼농사가 허가제인가 봅니다.

대마초이지요.

당시에 본인은 어려서 부모님 일만 거들었을 뿐 대마 인지 아편인지 누가 말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 동네는 인구도 많고 동네의 면적이 넓은 만큼 돌팔이 의사도 있었습니다. [일반, 치과]

이분들이 계셔서 많은 덕을 보았지요.

병원비보다 저렴한 것은 물론이며 골든 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었지요.

그분들 얼굴이 희미하게 기억이 나네요.

전화가 없어서 누구 아버지 다쳤다고 하면 뛰어가서 모셔왔지요. 

 

6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농약이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몇 종류 안되지만 농사에는 꼭 필요했지요.

약은 약인데 이약은 사람을 살리는 약이 아니고 사람을 죽이는 약이지요.

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모내기로 한창 바쁜 어느 날 친구 누나가 약을 마셨네요.

당시에는 공주 읍내에 최은창 병원이 유명했습니다.

구급차에 최은창 병원이라고 쓰여있네요.

변전소로 달려가서 병원으로 급하게 전화하고 비포장길을 달려왔지만 늦었습니다.

그 날밤에 운명하셨다네요.

그 후 농약 음독으로 자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더군요.

 

저는 1971년에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 후에 일은 고향 지킴이 친구들에게 간간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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