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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유치장. [55]

현덕1 2020. 8. 29. 09:00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블로그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975년 여름으로 기억됩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1박 하는 아주 중요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 후에 한차례 더 경험했지만 말입니다.

7월 복중이라서 덥기도 하고 자정이 지나면서 통금 위반자들이 들어오니 앉을자리마저 없어지네요.

저는 처음이라서 불안하고 긴장되는데 아주 뒤집어 져서 코를 골고 늘어지게 자는 경험 많은 사람도 많더군요.

 

죄목은~~~?

당시에는 인권은 모르고 그냥 정부에서 시키면 따라하는 그런 시절이었으니까요?

야간에 자전거 전조등 없으면 잡아갔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다 썩어빠진 자전거에 무슨 불이 켜집니까?

며칠 전부터 단속한다는 소리만 들었기에 설마 설마 하며 밤에 사람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덩치 큰 방범대원에게 잡혔습니다.

골목길을 돌아서는데 갑자기 자전거 핸들을 잡더라고요.

본능적으로 놀라서 방향을 바꾸면서 달렸는데 소위 뺑소니까지 더해지더군요..

10m 앞에 또 한 사람이 지키고 있어서 현행범으로 잡혀.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때가 22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제가 안 들어오면 걱정을 하실 텐데 하고 있는데 마침 안면 있는 방범대원이 지나가길래 철창 너머로 불러 세웠는데 이 사람 잠깐 쳐다보더니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그냥 뒤돌아가네요. [죽일 놈]

 

처음에는 바닥이 넓어서 누웠는데 별의별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술 취한 사람이 아주 싫더군요. [술냄새]

통금 위반자가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들어오는데 앉을자리도 없더라고요.

아침이 밝아 오니 모친께서 찾아오셨더라고요.

밤새 한 줌도 못 주무시고요.

잠깐 나갔다 온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경찰서에 잡힌 것 같다고 생각하셨지만 통행금지 때문에 못 오시고 애만 태우셨더라고요,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오늘 재판받고 벌금 1,000원 납부하면 풀려나고 그렇지 못하면 하룻밤이나 이틀 밤을 여기서 더 자야 한다네요.

돈이 있나요? 어머니가 어디 다녀오시더니 돈을 주시네요.

 

08시 정도에 경찰서 유치장을 나와서 소위 말하는 닭장차에 올랐습니다.

밖에서 어머니가 지켜보시고 계시네요.

12인승 봉고차에 20명은 태운 것 같더라고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비좁고 냄새나고 그 와중에 골초들은 담배를 피워대고 수원지방 법원으로 달렸습니다.

가는 동안에 경험자들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여자 판사에게 걸리면 죄가 무겁다느니 돋보기경 쓴 판사는 두배로 때린다느니 젊은 판사는 너무 따진다 하고 나이 든 적당한 판사를 만나야 좋다고 하는데 이게 내 마음대로 되는 거냐고요.

 

10시 정각에 재판이 시작되네요.

법복을 입은 판사가 들어오니 모두 기립하라더군요.

한참 후에 제 차례가 왔습니다.

몇 명의 이름을 함께 호명하더니 밤에 자전거 불 안 밝히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하면서 벌금 1,000원이라 하고 방망이를 치더니 끝이랍니다.

재판정을 나오니 담당 형사가 벌금 낼 사람은 내라고 하기에 납부하니 이제 집에 가도 된다 하네요.

돈이 없는 사람은 다시 닭장 차에 오르라 하고요.

 

잡아들인 이유는~

지역에서 운행하는 택시 회사에서 경찰서에 건의 를해서 야간에 위험을 핑계로 그랬답니다.

자전거 99%가 전조등이 없는데 재수 없는 피라미 새끼들만 잡아들이더라고요.

초저녁에 일찍 잡혀서 봤는데 누구는 금방 데리고 나가더라고요.

경찰서에 아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나가고 심지어 경찰관 똘만이 방범대원만 알아도 집에 보내더군요.

저는 이동네로 이사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으니 당연 지연이나 학연 등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당했습니다.

지금의 신호위반이나 각종 교통위반 딱지 수준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지만 요즘은 범칙금 납부로 끝나지만 당시에는 유치장 거쳐서 재판정까지 다녀와야 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 두 번째 유치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벌금 없이 구류 2일 받아서 좋은 경험 했습니다.

이유는~

당시에 직업이 건설현장 조적팀 책임자로 일할 때였습니다.

6월 하순경으로 날씨가 찌뿌듯하며 짜증스럽게 더운 흐린 날이었습니다.

4층 에서 작업을 하는데 당시에는 벽돌을 지게로 지고서 날랐습니다.

이분들이 힘도 들고 날은 덥고 해서 자기들끼리 소리 지르면서 욕을 몇 번 한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욕이 여자를 지칭하는 c발년이라고 했다는데...

마침 현장 바로 앞집에 사는 여자 듣고 자기에게 욕했다고 1층부터 사람들을 잡으며 4층까지 올라오더군요.

 

아무도 사람에게 욕을 한 사람이 없으니 안 했다고 했는데...

이 여자가 방방 뛰면서 모두 경찰서에 고발한다며 집으로 갔습니다.

잠시 후에 경찰차가 오더군요.

모두 작업 중지시키더니 10명이 가까이 되는 사람을 모두 경찰서로 연행한다고 내려오라네요.

책임자인 내가 나서서 오해가 있었으니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빌었습니다.

여기서 경찰이 하는 말이 두 명은 경찰서로 일단 가야 한다네요.

그 여자가 경찰서 여성 자문위원인가 뭐라면서요.

 

작업복에 경찰차로 후배 한 명 하고 함께 들어갔습니다.

조서를 작성하는데 완전 강제로 하더라고요.

무조건 했다고 말하라네요.

아님 골치 아파진다면서요.

잠깐 이면 나갈 줄 알고 그렇게 했는데 이게 올가미였습니다.

그 길로 유치장에 입감 되었습니다.

 

다음날에 수원지방 법원 재판정에 다시 섰습니다.

담당 형사가 조언해주길 판사에게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라더군요.

잘못이 없어도 호명되길래 죽을죄를 졌으니 용서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녀자에게 욕을 했으니 구류 2일 처분을 내리네요.

다시 경찰서로 와서 재입감 되고 다음날 아침에 풀려났습니다.

유치장 벽에 이렇게 쓰여있더군요. [내가 낸 세금 찾아먹고 간다라고요.]

조서 작성을 담당한 경찰관을 만났습니다.

다음부터 조심하라네요.

그 여자가 한 달 감방 보내야 한다고 경찰서장에게 길길이 뛰었다네요.  

 

두 번의 아주 훌륭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주 큰 죄를 지었으니 당연 죗값을 치러야겠지요.

그 후 두 번 더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조서받으러 출두했었습니다.

법은 지키라고 만들었으니 법을 지키지 못한 죄에 시절을 잘못 태어난 죄가 더해졌습니다.

토정비결에 그해 몇 월에 손재수가 있다는 것이 맞았습니다.

사람은 경찰서하고 병원은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통행금지 한번 안 걸리고 음주운전 한번 안 한 모범생인데 이게 뭡니까?

삼청교육대도 피해 가고 부마 사태 때 마산에 살면서 모든 것을 피했지만 말입니다.

이래서 산전, 수전, 지하전, 공중전, 수중전, 심리전, 화생방전, 육박전까지 경험하는 것이 참된 인생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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