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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높을수록 좋다(8).[21] 본문

오늘의 이야기.

산은 높을수록 좋다(8).[21]

현덕1 2020. 6. 24. 21:22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블로그입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가 오른 고산을 경험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2008년 6월6일 오른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 [4,095m].

2009년 8월4일 오른 일본의 북알프스 최고봉 오쿠호 다카 다케[3,190m]

2010년 8월에 찾은 중국 신장 천산 트레킹[3,600m]

케이블카로 오른 중국 옥룡설산 빙천[4,600m]

 

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 정상은 지금은 만년설이 없다.

많이 아쉽기도 했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킬리만자로[5,895m] 산의 정상부에도 만년설은 거의 녹고 없다.

일본의 북알프스 산행에서 만년설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림으로만 보아서 눈이 항상 그 자리에서 영원한 줄 알았는데 쉼 없이 녹아 흐른다.

만년까지는 아니어도 오래된 눈은 틀림이 없다.

 

처음으로 고산 등산을 계획하고 직접 산에 오르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다.

고소증 공포에 산의 높이만 생각해도 두려움이 많았다.

등산학교나 선배들의 [유경험자] 지도를 받은 적도 없고 오직 자신의 체력과 의지를 유지해야 했다.

복장이나 장비도 창피할 수준이었으며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었던 무모한 도전이었으니...

하지만 결과는 모든 것이 기우일 뿐이었다.

국내산의 대명사인 설악, 지리산은 생각만 해도 다리가 아프고 호흡이 급하고 체력만 소모하는 오히려 더 무모한 산행이었음을 느끼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단 고산 등반은 마음이 급해도 안되고 실제로 뛰거나 달릴이유가 없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현지 가이드 없이는 산행을 할수가 없으며 가이드를 앞서 산행을 할 수도 없다.

등산로 험하거나 악천후가 아니어도 고소증을 무시할 수 없고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는 구조다.

체력만 받쳐준다면 정말로 여유 있는 아름다운 산행 길이라고 할 수가 있다.

북알프스 능선 종주의 경우 하루 일정이 산행 9km이다.

야리 가다 산장을 출발해서 호다카 산장까지의 거리이다.

 

외국의 고산들은 안전시설이 전무하다.

최소의 시설만 되었으니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일 뿐이다.

특히 만년설이 쌓여있는 산이나 트레킹 코스는 더욱 위험하다.

새벽 시간대는 계곡이나 하천의 수량이 적게 흐르지만 오후 시간은 낮에 녹은 물의 수량이 늘어나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고산지역의 계곡이나 하천에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않다.

거의 맨발로 건너거나 뛰어넘어야 한다.

만년설이 쌓여있는 산의 경치는 아름답다 소위 말하는 안구 정화용의 그림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날씨라도 좋으면 다행인데 눈보라가 날리거나 비라도 내리면 최악이다.

운해가 춤을 추고 운무가 반겨주지만 안개마저도 생사를 가름한다.

 

해발고도 3,000m 이상 오르면 사람마다 다르지만 고소증이 나타난다.

두통과 메스꺼움이 동반되고 호흡이 가빠진다.

심하면 약도 없으니 하산만이 살길이다.

케이블카로 오른 중국의 옥룡설산의 빙천은 하산 지점이 4,506m이며 여기에서 200m 정도는 계단을 이용하여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마지막 가판대에서 통제되고 있어 많이 아쉬웠다.

11월 초인데 최근에 많은 눈이 내려 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었다.

4,700m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산소 1병을 구입해서 아내하고 함께 사용해보았다.

두발로 걷지 않아도 쉽고 편하게 내 생애 최고봉을 올라보았으니 가문의 영광이려나~

 

히말라야 푼힐 전망대 까지라도 가보았으면 하는 마지막 꿈은 절대로 놓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자연의 소리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면 한번 올라가 보시라.

인공적인 소리는 1도 없고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전부이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나의 귓가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리 도전하라 쉼 없이 도전하라.

평소에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이런 맛에 피로도 느끼지 못한다.

 

지리산 종주거리 약 40여 km를 하루에 주파해야 하고 백두대간 수백 km를 15일 동안 마라톤으로 달려야 만 직성이 풀리는 민족정신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산행의 영웅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웅시하고 떠 받들어도 안된다.

산악인 스스로가 스타가 되고 연예인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진정한 산악인이 될 수가 없다.

14좌 16좌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1등만 기억하는 못된 심성에 허무하게 사라져 간 피지 못한 꽃 봉오리들을 잊지 말자.

고산에서 영면한 산우님들은 이름 석자만 고향에 돌아오고 그 고단한 몸을 설산에 묻어야 하는 슬픈 현실을 기억하라.

해발 고도 5,000m 이상은 신들의 땅이라서 인간의 욕심은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

욕구 조절에 실패하는 순간 죽음이 당신을 기다린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높은 산에 오르면 넓은 세상이 보이고 우리의 가슴에 꿈도 넓고 높아진다.

높은 산은 누구나 갈 수 있다지만 아무나 오를 수는 없다.

희열과 정열이 있는 만큼 아픔과 고통이 동반한다.

내가 하는 행동을 대중들이 외면한다면 분명 그 길은 잘못된 길일 것이다. 

아무리 높은 곳이라도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되며 아무리 먼길도 지금의 첫걸음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며 행동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