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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망봉에 올라...

현덕1 2008. 3. 30. 22:47

한북정맥의 정기가 힘차게 흐르는 국망봉을 찾아 산사는 오른다.

궁예의 슬픈 원혼이 산정에 맴돌아 철원땅을 잊지 못하니 국망봉[國望峰]이다.

 

흐린 하늘이 산정의 공기를 무겁게 하고.........

잡목이 우거진 능선 길에는 겨울이 깊어 가고 있다. 

 

여유있는 산사[山士]의 기분에 연분홍 저고리의 진달래 나무가 예쁘고..  

허기진 산사[山士]의 눈에 보이는 국수나무는 반갑다.

 

떨어지는 땀방울, 거친 숨소리에 산사의 몸이 깨어나고 있다.

피끓는 젊음으로 쉼없이 올라 정맥의 삼거리에 닿는다.

 

추가령을 떠난 한북정맥은 적근산,백운산,국망봉을 지나 개이빨산을 넘어 도봉,북한산으로 달린다.

포근한 날씨에 반팔셔츠만 걸치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능선길을 여유롭게 걷는다.

 

국망봉 정상에서 반기는 것은 넓은 조망과 주변의 많은 산들이다.

동[東]으로 화악산이 지척이고,남[南]으로는 명지산과 멀리 운악산이 서있다.

북으로는 광덕산,복계산이 통일의 염원을 안고 정맥의 큰길을 따라 흘러간다.

서쪽으로는 관음산,종자산이 작은 구릉[丘陵]을 만들고 흘러간다.

 

국망봉에는 아직도 끝나지않은 이데올로기의 잔상[殘像]이 많이 남아 있다.

찬바람 몰아치는 빈벙커에는 젊음의 혈기를 시간으로 바꾼 초병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다.

 

국가의 부름에 목메이게 불렀던 노래,[피와 땀이 서려있는♬~ 이고지 저능선에 쏟아지는♬~ 별빛은 어머님에 눈동자.♪~]

영자야 ♬~내동생아 몸성히 성히 잘있느냐,♬~여기에 있는 오빠는 장교가 아니란다 ♪~.

 

실루봉에 올라 옛전우들의 추억을 떠올리며 찬바람 맞으니 현실로 돌아온다.

다시 하산길을 서둘러 골깊은 골짜기로 무거운 발길을 재촉한다.

 

얼음속에 잠들은 물푸레나무는 아직도 단꿈에 젖어 있고 함박꽃 나무는 봄날을 그린다.

장암 저수지의 얼음물은 산을 떠나지 못하고 국망봉의 품안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저 멀리에 내가 다녀온 국망봉의 마루금이 용맹스럽게 서있고........

오늘 전역하는 장병의 기분으로 버스에 도착 배낭을 내려 놓는다.

 

냄새만 좋은 이동 갈비와 포천 막걸리는 눈요기로만 즐기고...

이노무스키족들의 차량이 밀려서 귀가 길이 복잡하다.

 

 

출처 : 평택 평목산악회
글쓴이 : 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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