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스크랩] 가리왕산이여~ 영원하라... 본문

가슴에 담은 글.

[스크랩] 가리왕산이여~ 영원하라...

현덕1 2008. 3. 30. 22:48

갈왕의 흔적도 없는 가리왕산은 오늘도 말이 없고..........

장구목이골의 침묵은 변함이 없건만 우리들의 거친 숨소리 만이 들려온다.

 

우리는 진부IC를 나와 하얀 설원을 조용히 달려 간다.

오대산,계방산을 떠난 물줄기는 오대천을 이루고 조양강의 물을 만나 남한강으로 합류 한다.

 

차창 밖의 오대천은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말해 주듯이 얼음과 눈을 헤치고 나와 햇살에 반짝이며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서린 물길은 한민족의 위대함을 안고 장엄하게 흘러간다.

 

한강,낙동강의 수난의 시대가 열리려 한다.

일부의 철부지들이 이 물줄기를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니 하늘에 부끄럽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 남아있기를~~~  산사의 작은 바램입니다.

가리왕산의 상봉에 올라 서니 천하가 저 아래 있다.[登泰山而 小天下]

 

가장 높은곳에 오르니 가장 외로운 바람과 구름을  만나고......

사위[四圍]에 펼쳐지는 산릉을 바라 보니 산사의 작은 가슴이 숙연해오고.....

 

산이 거기에 있으니 내가 찾아 들고.......

내가 있으니 산이 반겨준다...................

 

살아 천년,죽어 천년 주목나무가 머리에는 흰눈을 이고, 가슴에는 명찰을 달고 있다.

백년을 못가는 사람이 이쳔년의 가슴에 못질을 해놓았으니 통탄할 일이다.

 

배고픈 흥부가 제일 좋아했다는 하얀 쌀가루를 닮은 흰눈은 나그네의 발목을 힘차게 잡고 늘어진다.

눈없는 겨울산을 슬퍼했지만 오늘은 눈 산에 파묻혀 힘들게 지난다.

 

산도 희고, 내 마음도 희고, 구름도 희니 ... 산과 구름과 나를 구별할수가 없다.

가리왕산의 주목,신갈,물푸레,돌배,산목련,팥배,자작,미역줄나무가 흰눈속에 고요하게 잠들어 있다.

 

정선땅의 허리인 가리왕산,중왕산을 파헤친 임도는 힘들게 오르는 산사람들을 맥 풀리게 한다

조용히 워킹만 해도 훼손이 되는 곳에 임도와, MTB와, 산악마라톤이 ... 할말이 없다.

 

고드름만이 반겨주는 주인없는 폐가는 쓸쓸함속에 저녁의 어듬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빛을 즐겼던 옥수수단은 아직도 밭을 떠나지 못하고 무리지어 서있다.

 

다리없는 냇물을 건너야 버스에 갈수가 있다.

마항골,어은골,청양골이 내놓는 계곡물은 얼음 아래로 봄마중을 나간다.

 

1560을 넘어 눈길을 달려온 울님들의 미소에 또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다.

찾아야할 산이 많아서 언제나 행복한 산사의 가리왕산 산행이 마무리 되어 간다.

출처 : 평택목요산악회
글쓴이 : 산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