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내가 걸어온 길 [195] 본문

오늘의 이야기.

내가 걸어온 길 [195]

현덕1 2023. 1. 26. 19:34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T스토리입니다.

찾아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나의 성격 변화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혈액형은 A형이고 내성적이며 숫기가 없어 어머니 심부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야단맞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담임선생께서 저를 키워주시려고 가르침도 주시고 관심도 주셨는데 모두 이루어드리지 못해 평생 죄송한 마음을 안고 산다.

5학년 1학기 어느날 선생님은  등사로 만든 종이 몇 장을 주시며 전교생 조회시간에 나를 테스트하셨다.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고 그후 선생님은 관심을 거두셨다.

교정 선생님 훈시 끝나고 각반의 선생님들 말씀도 끝나갈 무렵 내 이름이 호명되어 단상으로 올라섰다.

약 천여명의 학생들 앞에 생전 처음 섰으니 눈앞이 캄캄하고 종이는 백지로만 보였다.

글을 읽는것인지 중얼 중얼한것인지 확성기 소리에 자신은 몰랐지만 친구들 말로는 도대체 한국말인지 조차 못 알아들었다 한다.

 

매주 토요일 마지막 시간은 반회의 날인데 질문을 한번 해보라고 선생님께 독촉을 하셨는데 결국은 손 한번 들어 보지 못하고 회의가 끝나갈 무렵 선생님의 딱밤 한대로 모든 게 끝나버렸다.

아마도 숫기가 많고 어머니께서 선생님 몇 번 찾아주셨으면 내 인생이 180도 바뀌었을 텐데...

아깝고 억울하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요즘말로 대인기피증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생각해도 남들 앞에 보여줄 얼굴이 되지못했으니...

 

잘난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배짱도 의욕도 없었으니 인생 참 고달프게 살았습니다,

친구도 없고 손재주[잡기 雜技]도 없으니 어딜 가나 구석진 곳이 내 자리가 되고 남들이 찾아 주거나 부르지도 않으니 정말로 멋대가리 없는 고단한 길이였다.

어찌어찌해서 40살이 되었는데...

돌아보니 이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지나 내리 막길 인생인데 본인이 생각해도 불쌍한 것은 틀림이 없다.

무언가 도전을 해보자 다짐하지만 실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원래가 그런 사람이라서...

 

등산을 생각해서 도전하였는데 어느 날 산행 중에 앞에 오던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 나를 아는 사람인가? 절대 그럴 리가 없는데 무슨 일이지...

얼마 후 또 인사를 받았지만 답을 하지 못했다.

아니할 수가 없었다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나!

그날 여러 번 인사를 받고 답은 못했지만 스스로 느낌을 받았다.

인사 안녕하세요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가!

다음번 산행에 굳게 다짐을 하고 나섰지만 대답만 하기도 힘들었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도 않았기에....

주흘산 산행에서 용기 내어 첫인사를 먼저 해보았다.

그분이 나의 인사를 아주 멋지게 받아주어 성공했다.

그 시간부터 쉬지 않고 인사를 건넸다.

 

운전 중에 라디오 방송을 들었는데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라는 인기프로였다.

내용은 어느 아주머니의 경험담으로 나와 너무 비슷해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IMF 사태로 가정 경제가 어려워졌는데 직업 아니 직장을 구했지만 너무 숫기 없어 실적이 없으니 당연 수입도 없었다고 한다.

학습지 교사인데 초등학생이 있는 가정을 방문해서 실적을 쌓는 대로 수입 생기는데 말재주 없어 포기 직전까지 갔답니다.

직장 선배의 조언대로 북한산 등산로에 서서 오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라는 것이었답니다.

입에서 말이 준비되었는데 막상 등산객이 오면 말문이 닫혀서 힘들어했답니다.

하루 종일 허탕치고 다음날 첫 도전을 해보았는데 처음 인사받은 분이 너무 고맙게 받아주었다네요.

용기 내어해 보니 서로 기분도 좋아지고 얼굴도 밝아지며 그렇게 기분이 좋더랍니다.

1년 후 그분은 직장에서 실적 1위 수입도 1위를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0년 여름에 중국 신강성의 천산 트레킹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신장 우루무치 텐산]

룸메이트는 동갑내기 서울의 모대학 수학과 교수랍니다.

그분은 체구가 자그마한 아주 단신이며 얼굴 표정은 과묵하신 선생님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물었지요 교수님이시면 골프장으로 가셔야지 힘들게 산에 오르십니까?

체형이 운동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체중만 늘었답니다.

등산이 한창 유행일 때 홀로 북한산에 도전을 했는데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앉지도 못하고 바위에 기대 쉬고 있었는데 마침 지가던 사람이 무심코한말이 저런 몸으로 등산을 하다니 이 러더랍니다.

내가 왜 뭐가 어때서 너희만 등산하냐 오기가 발동해서 그 후부터 산행을 열심히 하였고 이렇게 해외 고산 산행도 신청해서 도전하였답니다.

 

2000년에는 산악회 창립회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약 25명의 초기 회원 중에 3번으로 나이 많은 회원이 되더군요.

우리는 일반 회원을 벼룩시장에 광고를 내어 등산객을 모집하여 산행을 하는데 정회원의 역할은 등반대장이 선두에 서고 일반 회원은 산행안내 즉 가이드를 하는 일입니다.

등산객들의 안전산행이 최우선이었기에...

가이드 중에 맨 마지막에 무전기를 제가 대부분 담당했습니다. [후미]

그런데 함께 하는 산객이 힘들고 지루해서 그런지 질문이 많아집니다.

이나무는? 저 꽃은? 저 풀은? 저산 봉우리는? 저기 보이는 저것은 등등????

그런데 모르면서 대답할 수도 없고 얼버무리는 일은 더욱 안되고 해서 서점으로 달려가서 등산 관련 서적을 구입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 후 박사호칭을 받을 만큼 발전했네요.

제 인생의 전환기이면서 황금기였습니다.

 

1979년부터 2005년까지 잡지 리더스다이제스트를 25년간 정독했습니다.

시사부터 정치 외교 해학과 철학 등 일반 상식에 대하여 지식을 넓혀주었습니다.

머릿속의 창고에 쌓인 물품을 꺼내 사용하는 인격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이 지금은 너무 말이 많은 사람으로 발전했고요.

어느 장소이든 상대가 누구이든 절대로 기죽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다소 아쉬운 것은 잉글리시[영어]가 받쳐주질 못하는 점입니다.

독학으로 할 수 없는 벽에 부딪혀 꿈을 접었지만 전혀 모르는 벽창호는 아니랍니다.

이제 산전수전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전쟁은 경험으로 무장하였습니다.

불혹[不惑]을 지나고 지천명[知天命]과 회갑도 지나고 이제 칠십 [古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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