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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오분전 [189]

현덕1 2022. 12. 17. 10:14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T 스토리 입니다.

찾아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개판  오분전[開飯五分前]은 관용구로 '상태,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개는 동물개[犬]가 아니라 한자로 사용되는데 열개[開]자와 고칠게[改]의 두 글자로 말할 수 있습니다.

개판 오 분 전에는 두 가지 설[說]이 있습니다.

 

하나는 씨름판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예전의 씨름 경기는 오늘날처럼 비디오 녹화 기능이 없었으므로 두 선수가 동시에 넘어지면 목소리 큰 선수가 이기기 때문에 애매한 경기가 되면 말처럼 난장판이 개판으로 비치기도 했다 한다. 

심판은 무효를 선언하고 판을 고쳐 [改] 다시 씨름 경기를 이어갔다 합니다.

난장판이 수습이 되면 심판이 다시 5분 후에 경기를 재개하니 준비하라고 외치는 소리랍니다.

동물인 개들이 만든 난장판 하고 무엇이 다를까요?

아마 그래서 사람들이 그런 말들을 사용했나 봅니다.

 

다른 하나의 설[說]은...

식사 시간이 5분 남았다고 외치는 소리랍니다.

피난민들의 식사 시간을 알리는 소리로 솥뚜껑으로 열고 배식 시작을 알릴 때 5분 남았으니 줄을 서고 질서를 지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합니다.

외국의 원조 물자로 만든 식사 모두가 배고픈 피란시절 서로 먼저 먹으려고 난장판이 되어서 이를 막으려고 5분 후에 밥을 나누어 준다는 말로 개판 오분전[開飯五分前]이라 외쳤다 하는데 유래되었다 합니다.

 

설[說]은 설[說] 일뿐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흔히 사용하던 단어인데 이런 뜻이 있었다니...

그렇지만 잘못된 일이 엉망진창  되면 우리는 소리친다 개판 오 분 전이라고...

즉 개들이 날뛰고 판이 흐려져 걷잡을 수 없게 되었음을 알리는 말이기도 하다.

그냥 말해도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은 전혀 아니다. 

 

전쟁 중에 가족과 헤어지거나 죽음으로 이별을 하고 홀로 남았으니 사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먹고 살일 아니 당장에 먹을 게 없던 피난민들에게 한 끼 식사는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일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먹어야 산다.

인간은 단순하게 먹기만 하는 그런 동물이 아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생명의 연장이며 먹는 즐거움 또한 인간만이 누리는 특권일 수도 있다.

맛있게 먹고 살 찌우기 위해 먹고 즐기며 먹는 그런 행위가 아니라 오직 목숨 부지와 생명을 지키려 하는 인간 본능일 것이다.

 

본인은 씨름판의 개판 오분전이 아닌 피란민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신호의 소리로만 말하고 싶다.

강아지들의 난장판이 아닌 열다, 고치다의 명사로 말하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 조상 들이 단군 이래로 배고픈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강점기 수탈당해서 부족한데 이어진 전쟁으로 국토는 폐허가 되고 모든 게 무너진 상황에서 먹을 것이 무엇이 남아있겠는가?

그래서 생겨난 보릿고개와 사발농사란 말도 생겨났으며 남의 일해주고 품삯 받는 일 보다 세끼 얻어먹기만 해도 행복해하던 시기가 아니었던가?

배고픔을 알기에 오늘날 배부름이 더 고통으로 다가오는지 모를 일이다.

 

뚝섬 넘어 갈비란 말을 들어 봤는가?

김치찌개의 일종으로 고기는 없어 넣지 못하고 배춧잎의 가운데 부분을 일컫는데 고기의 갈비 부분 하고 비슷해서 생겨난 말로 알고 있다.

갈비도 고기도 분명 아닌데 갈비라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다.

위에 언급한 사발 농사는 이 집 저 집 작은 일 도와주고 아니면 마실 갔다가 밥 한 끼 얻어먹는 것을 밥사발에 비유해서 사발 농사라 부르는 것이다.

그 외...

소나무 껍질의 일부인 송기가 있으며 찔레의 순도 잘라먹고 마름이라 부르는 물밤, 칡뿌리와 삘기도 있으며 뫼꽃의 뿌리도 캐어 식용으로 아니 음식으로 먹었다.

 

아수라장이 아닌 개들의 싸움으로 난장판을 일컫는 그런 말이나 뜻이 아닌 사람들의 먹거리인 음식을 먹고 마시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어떠한 음식이든 먹어야 생명이 유지되고 목숨이 부지된다.

귀한 음식이든 맛없는 보잘것없는 음식도 우리에게는 귀한 먹거리임에는 분명하다.

우리 속담에 ㅇ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아주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먹는 음식이 거칠면 자연스레 배출과정도 거칠게 되어 아프거나 찢어질 수도 있어 생겨난 말이다.

먹을 게  없어 넘기 힘든 보릿고개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목숨을 부지했으니 거기인들 편하지 못했으리라.

아파트마다 식당마다 먹다 남긴 잔밥이나 잔반 처리에 큰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버리는 것도 아까운데 버리는 비용도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니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아까운 세금이 아까운 돈이 함께 버려진다니...

 

행성에서 보면 지구는 작은 구슬에 불과하다.

그 작은 구슬 뭉치의 한쪽에서는 먹거리가 넘쳐나서 돈을 주고 버리며 그 반대편에서는 그것마저 없어 기아상태로 고생하고거나 목숨을 잃고 있다 한다.

이것을 자연 현상인지 억지 아이러니인지 모를 일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99% 가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아주 행복하거나 걱정거리 없이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국가 보살핌이나 복지 혜택을 받는 것으로 간주하고 싶다.

여기 한술 더 떠서 애완동물이 먹는 음식이 있다.

애완동물들은 사료도 고급이지만 간식으로 부르는 갖가지 영양소가 집합되어 고가로 팔리고 있다.

인간이 먹는 음식보다 더 비싼 가격이며 영양가 또한 높다고 한다.

선진국가일수록 애완동물들이  많으며 먹는 것뿐만 아니라 놀이 기구나 장난감 역시 대단한 고급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 부분만큼은 공평하게 창조되지 않은 것 같다.

 

개판 오분전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내용이 아님을 확실히 알았다.

이 부분을 너무 사실적으로 이해하거나 믿고 싶다면 그냥 넘어가길 바라며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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