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187] 본문

오늘의 이야기.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187]

현덕1 2022. 12. 6. 12:59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T 스토리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예언을 믿으시나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의 예언은 절반은 맞으며 나머지 절반은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예언 적중률은 이현령 비현령[耳懸令 鼻懸令]의 비율이 맞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왜 미래가 궁금할까요?

내일의 날씨를 무지하게 걱정하는 사람에게 낙관론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게 무엇이 그리 궁금한가 내일 저녁이면 다 알 수가 있을 텐데 말이야.

하루를 겪어보면 그날에 날씨며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있는데 말이야.

그렇게 너무 궁금해하지 말게나...

 

산골 어느 작은 암자에 노스님과 호기심 많은 어린 동자승이 함께 지내고 있었답니다.

어느 봄날에 마당 한편에 씨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수수의 어린싹이 자라고 있었답니다.

이를 본 어린 동자승이 노스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스님 금년 가을에는 맛있는 수수죽을 먹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수의 싹이 자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노스님은 그때 가봐야 하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동자승은 수수죽을 확신하는데 스님께서  못 믿겠다는 뜻으로 말씀을 하시니 내심 서운했답니다.

무더운 여름날 산책을 하던 스님에게 동자승이 자신 있게 한마디 합니다.

스님 수수가 이렇게 크게 자랐으니 수수죽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자 노스님은 그래 그때 가봐야 알지 않겠느냐 하시는 겁니다.

동자승은 이렇게 확실한데 어찌 스님은 못마땅해하실까!

 

찬바람 불어 가을이 깊어갑니다.

수수는 무럭무럭 자라서 열매를 가득 매달고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동자승은 스님에게 자신 있게 말합니다.

스님 열매가 이렇게 튼실해서 추수를 하면 수수죽을 먹을 것 같습니다.

역시 스님은 그때 가봐야 아느니라를 반복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동자승은 화가 나면서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며칠 후 수수를 수확해서 맛있는 수수죽을 만들고 있는데 스님이 오셨습니다.

동자승은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수수죽을 맛있게 만들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참 후 죽이 만들어져서 한 그릇 가득 담아서 스님에게 드리려고 문지방을 건너려는 순간 그만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수수 죽은 방바닥에 엎질러져 먹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때 노스님이 한마디 합니다.

내가 뭐랬느냐 그때 가봐야 안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렇습니다.

확실해 보여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등산 초보이거나 억지로 끌려온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정상을 애타게 찾습니다.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줄기차게 물어봅니다.

정상이 아직 멀었느냐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느냐고요.

묻지 마세요.

대답은 언제나 조금 남았다는 것이지요.

올라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산에서 물어볼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오르는 산행이 진정한 등산일 겁니다.

등태산이 [登太山而] 소천하[小天下]라고 공자는 말했습니다.

동산에 오르니 동네가 보였지만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게 보였다.

그러니 정상에 올라야 세상이 보이는 법이니 중간에서 미리 알려하지 말고 열심히 올라야 한다.

올라가 보지 않고는 알지 못합니다.

 

언제 철이 들래 하는 핀잔이나 야단을 많이 듣고 자랐을 겁니다.

살아보면 아니 나이 들면 알게 됩니다.

내가 부모가 되어야 부모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원리이지요.

공부를 잘한다고.

대학을 나와 유학을 해도.

교사나 교수가 되어도.

석, 박사가 되어도.

국무위원이나 국회의원이 되어도.

아무리 출세를 해도 모든 것은 그때 가봐야 알 겁니다.

아마도 철학관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점쟁이도 모르는 것은 모릅니다.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랍니다.

 

은어[銀漁]라는 귀한 이름으로 불리던 불운의 물고기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말짱 도루묵이다.

명천군[함경북도]에사는 태 씨라는 사람이 처음 잡았다해서 명태가 있고,임연수라는 어부가 잡았다해서 임연수어가 있으며 김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으로 양식해서 김이라고 지금도 부르는데 도루묵은 아직도 억울하다.

군평서니는 임금이 아닌 장군이 지어준 이름인데 지금까지 멋지게 불리고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딱돔, 금풍생이 또는 샛서방 고기로도 불린다.

맛이 좋아 자신의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어도 외도 상대의 남자에게는 준다는 고기다.

귀한 고기 대접받던 은어는 사람의 입맛에 운명이 엇갈렸다고 말할 수 있다.

 

임란 중 피난길에 먹을게 별로 없던 선조에게 묵을 잡아 수라에 올렸다.

고기 맛을 본 선조는 생선의 이름을 물었다.

예 전하이고기의 이름은 묵이라 하옵니다.

그러자 선조는 아니 이렇게 맛있는 생선의 이름이 묵이라니 내 은어라는 귀한 이름을 내리겠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배부른 세상이 왔지만 선조는 그때의 맛을 잊지 못해 은어를 올 리라 했다.

오랜만에 고기 맛을 보던 선조는 화를 내며 왜 이렇게 맛이 없느냐며 이름을 도로 묵으로 하라고 명한다.

간사한 인간의 입맛에 놀아난 은어는 그렇게 해서 자기 이름인 묵을 찾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으니 말짱 도루묵이라고요.

좋다가 말았으니 모든 일은 그때 가봐야 알 것이다.

 

인간이 달에 도착해서 잠시 머문 후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있다.

1969년 여름인가 사람이 처음으로 달에 도착해서 발자국을 남겼다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물론 본인도 뉴스를 통해 흑백 화면으로 시청하였다.

암스트롱이라는 사람이 둥둥 뜨는 모습으로 달나라 땅을 걸어 다녔다.

깃발을 세우고 다시 돌아왔다.

그 후 여러 차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왔다고 들었다.

그런데 공기 없는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사람이나 우주선의 그림자가 제멋대로 보이고 더구나 이 화면은 생중계도 아니고 방송국 기술자들은 손도 대지 못하고 나사에서 주는 화면을 그대로 송출한 것이란다.

그리고 수십 년 후 며칠 전에 그곳으로 우주선이 다시 올라갔다.

아직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다 왜냐면 장담을 못하기에 그냥 빈 기계만 먼저 보낸다고 한다.

믿으라고 하는데 믿게 해야 믿지 어찌 되었던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밝혀지겠지만 말이다.

그때 가봐야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을 내가 왜 이리 조급해하는지 모를 일이다.

 

점쟁이나 역술가를 찾아가서 미리 다 털어놓고 비싼 복채 주고 자기 이야기를 자기가 듣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고향집 우물가의 향나무 유무를 따지고 장독대 뒤에 대추나무를 심었느냐 안 심었느냐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낙방거사의 조 탈망[鳥脫網] 사건은 과히 세기적 사기로 간주된다.

조 탈망이란 글자 그대로 새가 그물을 찢고 넓은 세상으로 날아가 꿈을 펼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했던가 결과는 비극으로 결말이 난다.

조 탈망은 좋다가 말았다는 의태어로 표현하면 될 것 같다.

그 점쟁이는 자기가 빠져나갈 길을 확실하게 마련 놓았으니 대단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찾아가지 말고 살다 보면  그때 가보면 아니 가봐야 알 것이다.

 

우주 만물은 순리대로 정확한 프로그램에 맞게 돌아간다.

그러니 미리 알려하지도 말고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에 맞게 살아가자.

터미네이터 줄거리를 보면 슈워제네거는 존 코너라는 어린아이를 지키려 미래 세계에서 달려온 용사이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 재미있으니 여기서 줄이려 한다.

그때 가봐야 존 코너가 어찌 되든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영화나 드라마를 정사나 현실에 착각하는 우려를 현자들은 범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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