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내려 놓을 때 알자 [185] 본문

오늘의 이야기.

내려 놓을 때 알자 [185]

현덕1 2022. 11. 27. 21:12

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T스토리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굽어지는 이유가 평생에 보고 들은 모든 것을 등에 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등에 올려진 짐이 무거우면 몇 가지는 내려놓으면 그만큼 가벼워지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 짐 덩어리 중에 필요 없는 남의 짐 까지도 덤으로 얹혀있을 수도 있습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는 이유는 반듯하고 멋진 나무는 이미 잘렸거나 누가 뽑아갔을 것입니다.

남는 것은 못생기고 멋없는 나무들만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이솝우화인가 어디에 있는 글입니다.

말은 평생 주인의 짐 만지고 날랐습니다.

너무 힘들어하던 어느 날 소금을 잔뜩 지고 가던 말이 냇물을 건너다가 그만 넘어졌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일어날 기운도 없어 한참을 물속에 누워있다 겨우 일어섰는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짐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입니다.

이를 기억하던 말은 다시 냇물을 건너 중에 일부러 넘어졌습니다.

지난번처럼 한참 후에 일어서려는데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말의 잔등에는 솜뭉치가 실려있었는데 이것이 물을 잔뜩 머금었으니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우리 인간들은 그대로 답습을 하며 살아갑니다.

 

스트레스란...

한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조건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상태라고...

우리식의 표현법은 화병 또는 속병이라 하지요 아마도.

 

오랜 옛날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너무 흔하게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외래어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외래어지만 네 글자에 현대인들의 내면의 세계가 모두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웰빙음식 아라든지 힐링이라는 단어가 그 뒤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약 주고 병주는 원리인가 시스템인가요?

 

젊은 스님 둘이서 수행으로 먼길을 떠났습니다.

길을 걷다가 넓은 개울을 만났습니다.

물을 건너가려 하는데 마침 젊은 여자 한 분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스님 어렵지만 제가 개울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여자 몸으로 건너기에 물살이 세어 어려울 것 같아서요.

그러자 젊은 스님 한분이 거절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수행을 하는 승려로 여자를 멀리 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지요.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스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제 등에 업히시지요.

그러자 다른 스님이 노발대발 역정을 내며 말합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스님은 이미 여자분을 업고 물을 건너기 시작합니다.

무사히 건넌 후 여자분을 내려주고 두 스님은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다른 스님이 화를 내며 말을 합니다.

수행하는 승려의 몸으로 젊은 여자를 등에 업다니 스님 잘못하신 행동입니다.

다른 스님은 말없이 걷기만 합니다.

한참 후 다시 말을 합니다.

스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을 은 잘못하신 행동 같습니다.

한참 꾸지람을 듣던 스님이 한마디 합니다.

아니 아직도 그 여인을 등에 업고 계십니까?

저는 이미 한참 전에 내려 드렸습니다.

....................................................

 

방하착[放下着] 이란 말이 있습니다.

나그네가 산길을 걸어가는데 어디서 살려 달라는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앞을 못 보는 장님이 낭떠러지에서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답니다.

나그네가 내려보니 높지도 않은 바로 땅에 닿을 듯 높이라서 그냥 손을 놓으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장님은 앞이 보이지 않으니 높은 곳에 매달린 줄 알고 계속 소리만 지르고 있었답니다.

나그네는 말했습니다.

구해줄 수 없으니 죽든 살든 알아서 하시요라고요.

힘이 빠진 장님은 그만 손을 놓아버려 떨어졌지만 엉덩방아를 찧고는 소리만 질러댄 자신이 부끄러워 인사도 못하고 그대로 달아났답니다.

손을 놓으면 되는 일인데 앞이 안 보인다고 소리만 질러 댔으니...

그렇습니다.

우리는 쉽게 손을 내려놓아 마음의 평화를 찾고 스스로 가볍게 살아갑시다.

 

가끔 뉴스에 보면 이런 내용이 방송이 되기도 합니다.

수십 년 전 모두가  어려운 시절에 기차를 무임승차하였는데 이분은 평생을 무거운 마음으로 살았답니다.

후에 돈을 마련해서 기차역에 돈을 갚으러 나타났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액수를 떠나 돈을 갚은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가벼웠을까요?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평생 무거운 마음으로 살다가 형편이 나아지면서 돈을 갚으니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졌다는 내용 말입니다.

이런 분들은 평생의 족쇄였던 지난날의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겁니다.

 

작은 종이컵에 물을 담아 한 손으로 들고 있으면 처음에는 견딜만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무거워지며 팔이 아프게 됩니다.

그렇다고 물의 무게가 변한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가벼운 등짐도 오랜 시간 지고 걷다 보면 힘들고 지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가벼워서 견딜 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거워지며 힘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볍게 생각하고 모든 무거운 것들을 지고 사는데 그것이 화근이 되어 만병의 근원이 되며 결국에는 삶 자체가 어렵게 됩니다.

현명한 사람은 언제든 쉽게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날 나에게 고통을 주고 금전적으로 손해를 준 사람들을 잊지 않으며 어떻게 해서라도 빚을 받아내거나 그 사람들에게 앙갚음을 다짐하며  복수의 칼날을 가슴에 담고 살았습니다.

결국에는 해결되지 못하고 무거운 짐만 지고 살다가 어느 날에 나의 모든 짐들을 포기했습니다.

그 순간 이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지고 머릿속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내 것이 어디 있나 모든 것은 버리고 갈 물건들인데......

 

고산지대의 나무들은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서 아무리 많은 눈이 쌓여도 부러지지 않고 잘살고 있다.

한국의 소나무는 고집스러운 면이 있고 절개와 지조가 강해서 수난을 당한다.

낮은 산에 살며 적은 눈으로 쉽게 가지 꺾이며 조금 많이 내리면 아주 부러져 생을 마감한다.

송이송이 내리는 눈꽃 송이가 소나무에게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고산지대의 나뭇가지들은 스스로 눈을 털어내어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며 살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모든 걸 짊어지고 내려놓지 못하는 우둔한 사람들이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