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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41]

현덕1 2020. 7. 29. 20:58

최인태의 세상이야기 블로그입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도둑 이야기입니다.

남의 물건을 훔쳐가거나 재산을 손괴하는 행위입니다.

도둑의 급수를 매겨보면 1등급에서 아마도 10등급 이상 나올 겁니다.

그리고 여러 형태의 복잡한 구조로 연결될 겁니다.

옛날의 도둑과 오늘날의 도둑은 현격한 차이가 날 겁니다.

의적이 있는가 하면 일지매나 홍길동 같은 소설 속의 좋은 도둑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도둑질이라기보다 서리라고 표현을 했었습니다.

저도 유년 시절에 도둑질 아닌 서리는 몇 번 해보았습니다.

남의 과수원에 밤에 몰래 들어가서 사과나 복숭아 등을 훔쳐먹기도 하였지요.

당시에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선배들이 시키거나 친구들끼리 모여서 몇 명이 들어가고 한두 명은 망을 보기도 하고 전리품은 모두가 나누어 먹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리품의 품질이 엉망이었지요.

어둠 속에서 급하게 절취하느라 익지도 않은 열매가 대부분이었고요.

잘 익은 열매는 정작 훔쳐온 사람은 잘 먹지도 못하고 상납을 하지요.

 

도둑질과 서리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나쁜 행위이지만 그 차이는 있습니다.

서리는 아이들이 곡식이나 과일 같은 비교적 먹거리 정도의 장난 비슷한 일종의 놀이었던 겁니다.

당시에는 동네의 모든 집들의 살림규모나 재산이 거의 비슷비슷할 때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크게 훔쳐가거나 사람을 해치는 일은 없었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도둑은 엄연히 다른 성격입니다.

서리 같은 표현은 아예 없습니다.

빈부 격차와 살아가는 방식이 전혀 다른 세상이므로 물질의 욕심이 빚어내는 결과이기도 하지요.

물질만 훔치는 일도 나쁜 일인데 여기에 인명까지 해치거나 방화 등으로 사회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선 시대의 시인 정수동이 허름한 주막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갑니다.

당시의 주막은 1인 1실이 아니고 방하나에 여러 명이 함께 먹고 자고 가는 숙박업소이지요.

방안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주제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이야기인데 어떤 이는 호랑이가 무섭다고 하고요.

아니다 도깨비가 더 무섭다 무슨 소리 사람이 최고 무섭다.

포도청 관리가 무섭다거나 양반이 더 무섭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한참을 말없이 듣고 있던 정수동이 한마디 거듭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양반 도둑입니다.

그러자 방안의 사람들이 모두 말합니다.

맞는 말이다....

 

대도 조세형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직접 만난 적도 없지만 tv 뉴스에서 보았기에 얼굴 모습은 생각이 나네요.

그냥 잡 도둑이 아니라 크게 도둑질을 해서 대도[大盜]라 불렀답니다.

장발장 같은 배고픈 도둑 이야기도 있고요.

유럽의 어느 성당에 도둑이 들어와 촛대와 포도주잔을 자꾸 훔쳐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용서를 해주지만 한두 번이 아니라서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신부님이 아이디어를 내서 촛대와 포도주잔의 밑에 글씨를 써넣었답니다.

ㅇㅇㅇ 성당에 훔쳐간 물건입니다라고요.

그리고는 다시는 훔쳐가지 않았답니다.

 

그러는 본인도 도둑질에서 깨끗하지는 못합니다.

군대에서는 도둑질이 위치 이동이라고 한다지요.

늦가을 밤에 내무반에서 쉬고 있는데 상병이 호출을 하네요.

그를 따라서 철조망을 지나서 부대 바로 옆의 배나무 과수원으로 낮은 포복으로 잠입을 합니다.

1977년도 당시에는 과일을 담는 플라스틱 상자가 없어서 임시로 땅에 구덩이를 파고 짚을 깔고 배를 수확해서 넣고 천막으로 덮어 놓았더라고요.

상병 도둑놈은 아주 익숙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더블백 두 개를 가득 채우고 다시 포복으로 과수원을 나왔습니다.

고생했다고 배 한 개만 주네요.

 

견물생심이라서 누구나 현혹되기에 아님 본인도 모르게 행동하게 됩니다.

이것도 한두 번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두려움이 없어지고 용기가 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세살 도둑질이 평생을 한다는...

현재는 도둑질보다 절도범으로 표현하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도둑놈이 아니고 고도로 발달된 방식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열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지키는 일은 어렵다고 하였지요.

 

사흘 굶으면 남의 집 담장 실제로 힘이 없어서 못 넘어갑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훈련병 시절 일요일 오후 잠깐 휴식하고 들어와 보니 제 관물대에 야전삽이 없어졌더라고요.

분명 조금 전까지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일석점호에 매타작이 기다리고 있음을 생각하니 끔찍하더라고요.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조금 멀리 떨어진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그의 야전삽을 위치 이동시켰습니다.

정말 쥐도 새도 모르는 혼자만의 특급 작전이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일부러 한두 명의 관물에 손을 대고 그것을 핑계로 잠들기 전에 두들겨 패거나 얼차려로 한바탕 잔치를 열려는 작전 아니 수작이었던 거지요.

 

습관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는 일부의 못된 시민의식이 문제이지요.

들키면 장난이고 실수이며 안 들키면 도둑질의 성공이고 재물 취득이지요.

 

우리 고향에서 실제로 있었던 실화입니다.

1990년대 중반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에는 가축 도둑이 기승이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염소 도둑이 많았답니다.

염소는 체구가 다른 동물보다 작으며 밤에는 무서움을 타는 버릇이 있어 순진하게 말을 잘 들었답니다.

동네 아저씨가 텃밭을 돋우려고 흙을 차량으로 몇 대 성토를 해놓았는데 며칠 동안 비가 내려서 질퍽한 줄 모르고 염소 도둑놈 차량이 수렁에 빠져서 오도 가도 못하고 차량을 두고 달아났습니다.

차량의 적재함에는 염소의 배설물과 케이지가 실려있었으므로 도둑놈을 잡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기뻐했답니다.

하지만 다음날 오후에 경찰이 찾아오더니 이 사람이 차주인인데 어젯밤에 도난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하러 왔다고 하더랍니다.

당시는 cctv가 없었고 물론 블랙박스도 없었으니 목격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거기에 경찰관이 하는 말이 이장님 경운기로 이 차를 빼주셔야겠습니다 하고 부탁을 하더랍니다.

당시에는 레커의 출동이 어렵고 충청도 산골이라서 경운기로 당기고 동네 사람들이 뒤에서 밀고해서 차량을 빼내 주고 인사까지 하고 도둑놈을 눈앞에서 그대로 보내주어야 했답니다.

 

도둑놈에게도 이런 행운이 따라붙네요.

아마 경찰도 이 사람이 도둑이라도 증거가 없고 자신이 직접 경찰서로 찾아와서 도난신고를 했으니 당연 차를 찾아주었겠지요.

등잔 아래가 어둡지만 등잔 속은 더 어둡다고 하지요.

우리 집도 몇 년 전에 도둑이 들어서 약 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절취했는데.

충북도경 감식반에 담당 형사에 관할 파출소 순경에 이장님까지 난리 부루스를 했지만 잡지도 못하고.

나중에 진범은 아랫집에 이사 온 떠돌이 남자였는데... [심증만으로]

 

도둑놈은 예수님 이전에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겁니다.

부자 나라에는 유치장이나 교도소가 필요 없지 않을까요.

도둑질은 배고파서 돈이 없어서 하는 일인데.

초근목피로 살아가는 나라가 있다면 그곳에는 도둑이 없을 겁니다 절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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