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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스크랩] 운장산에 서다. 본문
구름이 길게 늘어진다는 금남 정맥의 운장산을 찾아 길 떠납니다.
연일 내리는 빗소리는 나그네의 심금을 불편하게 만들고 .....
산행은 계속 되어야 하기에 마음은 이미 산에 들어 있습니다.
계절은 이미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큰골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갑니다.
금강의 젖줄이 이곳에서 시작 되어 용담댐에 잠시 쉬었다가 산을 떠납니다.
동봉을 향한 발길에는 진창길이 기다립니다.
산죽은 무정하리 만치 많은 이슬을 머금고 우리를 괴롭힙니다.
조망없는 동봉의 존재는 이름값을 못하고 우리를 반겨주네요.
중봉[정상]에 도착하니 금남정맥 최고봉의 명성은 오늘은 없습니다.
물에 젖은 서봉의 빈 의자는 이미 가을이 앉아 있습니다.
고추 몇개와 약간의 고추장이 전부이지만 산상의 만찬은 최고의 맛입니다.
구름에 가리고, 안개에 젖은 운장산의 조망이 아쉽지만 모든것은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정맥길을 버리고 이름없는 능선길로 내려 섭니다.
진안고원의 용마루이며 구슬처럼 아름답고 높다는 운장산을 뒤로 하고 내려 섭니다.
빗속에 피어난 억새꽃은 보는 사람없어도 아무런 욕심없이 바람에 흔들리네요.
칡꽃의 향기는 너무 맑고 진하며 짧은 시간이 아까운 버섯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나무들의 열매는 다람쥐,청설모의 진수성찬으로 다 내주어도 불평이 없습니다.
연석산,만항치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물에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뒤돌아본 우리의 자연은 조용히 안개속으로 잠이 듭니다.
산사[山士]는 동상 저수지를 휘감아 돌때 몸도 마음도, 대아댐의 깊고 푸른물에 머물고 싶습니다.
김제 평야를 적시고 농심을 살찌우는 만경강의 힘찬 시작이지요.
차창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립니다.
다음 산행을 위한 준비운동 처럼 운장산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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