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세상 이야기.

[스크랩] 저 산 넘어~~~~~~~~, 본문

가슴에 담은 글.

[스크랩] 저 산 넘어~~~~~~~~,

현덕1 2008. 3. 28. 22:15
남쪽 대간의 끝지점.
미시령. 진부령 구간을 오른다.
어둠 속에 밤하늘의 별들이 빛나고 있다.
저 아래 단잠에 취해 있는 속초의 야경이 무심하게 보인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지리의 천왕봉에서 시작된 길이 조금만 가면 끝난다.
백두의 천지는 왜 이리 못났는가?
산 사람의 심금을 울리며.........
산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을 외면하며........
산 사람의 바램을 언제까지 모른 척 할 것인가!

첫 번째 만나는 상봉의 돌탑은 북녘의 산을 그리며 애타는 심정으로 누군가 쌓아 올렸을 것이다.
등대의 불빛처럼 백두대간 산행의 리본이 어둠 속에 나를 안내한다.
전국의 신선봉중에 맨 위쪽에 있을 것 같은 신선봉이 어둠 속에 희미하다.
나는 신선봉을 찾지 않았다.
어둠을 핑계로... 나는 아직 신선을 만나기에는 수양이 부족하다.
대간령 [큰 새이령]의 옛 집터에도 날이 밝아 왔다.
옛 사람들이 숨 가쁘게 넘던 고갯길. 나그네들의 쉼터였을 주막집 터. 그 돌담 아래에서 산울림의 아침 만찬이 시작되고 있다.
동해의 푸른 물 속에 솟아오른 태양이 그 따스함을 우리에게 보내주고 ...
지난 여름에 푸르던 생강나무의 잎은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샛 노란잎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병풍 바위에 올라서니 멀리 저 멀리 보인다.
진부령 건너편의 매봉산, 칠절봉, 향로봉이 하늘금을 이루고 북으로 뻗어 올라간다.
뒤돌아본 길 황철봉, 대청봉, 중청봉 등 설악이 군무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내가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
잠시후 마산봉에 도착하니 한국 사람의 고질병이 남아 있다.
군막사터가 그대로 있다.
쓰레기 남겨 놓고 내려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처럼. 언제 치우려나! 아마 안 치울걸...

타 산악회의 대간 종주 축하 현수막이 걸리고 음식이 진설이 되고 술이 부어지며 절을 올린다.
백두산까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었는데 ... 왜 이곳에서 멈춰야 하는가?
아직 절반도 못 갔는데... 이곳에서 가슴 아픈 의식을 올리고 잠시 쉬었다가 남북 통일이 되면 그때 다시 시작합시다 .
우리 산 사람들의 염원을 대한민국 정부가 알고 있다면 백두대간 출입금지 해제와 이곳 마산봉을 깨끗하게 정비해야 할 것이다.

진부령을 향해 내리막길을 걷다가 다시 놀랬다.
스키장이 대간길을 먹어 버렸다.
아니... 이런 일이 . 돈이 되는 사업이면 무슨 짓을 못할까[??????].
우리의 버스가 서있는 곳이 대간길이다. 그리고 배추밭.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는 길이 건만 ~~~~~~.
가슴이 착잡하다.
이산가족은 통일 전망대. 자유의 다리, 또는 판문점까지 갈 수 있지만 우리 산 사람들은 이곳에서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정치인. 경제인. 적십자 직원 등 많은 사람들이 휴전선을 넘어 자유롭게 왕래 하지만 우리 산 사람만은 못 간다.
허울 좋은 금강산 구경... 이것은 등산[登山]이 아니고 유산객[遊山客]이다.

전국의 많은 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가슴 아픈 산행은 처음이다.
일부는 향로봉까지 다녀온다지만 여기서 가쁜 숨을 쉬어 가야겠다.
바다는 역시 동해 바다 가진항의 방파제는 여유가 있었다.
산에서의 모든 시름을 저 넓은 바다에 띄워 보냈다.
푸르고 맑은 하늘과 바다 강태공들의 짜릿한 손맛에 취할 때 버스기사님의 핸드폰이 바쁘다.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히고 있단다.
서둘러 출발..... 집~~~으~~~로.

대간의 시작은 지리산과 진부령 두 곳에서 출발합니다.
통일 대비해서 지리에서 시작 이곳에서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분단의 아픔을 많이 썼습니다,
출처 : 평택산울림산악회
글쓴이 : 山士 원글보기
메모 :